포항과 접전 끝에 승리…아시아 정상 도전 계속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입한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를 이어가게 된 것에 대해 크게 만족했다.

최 감독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홈경기를 마치고 “(8강 대진이 결정된) 5월 28일부터 한 팀만 생각했다. 지난해 아시아 정상 정복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풀려는 열망이 결과로 나왔다”며 기뻐했다.

이날 서울은 포항과 0-0으로 비겨 1·2차전 합계 0-0 무승부를 기록,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최용수 감독은 “오늘 승부차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실패하더라도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면서 “세트피스와 승부차기, 분위기까지 철저히 준비했기 때문에 하늘에 맡기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길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면서 “자신감을 느끼며 상대가 누구든 도전자로서 우리의 갈 길을 계속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최 감독은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골키퍼 김용대 대신 지난달 FA컵 16강전에서 포항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유상훈을 선발 골키퍼로 내세워 결실을 봤다.

유상훈은 이날 승부차기에서 포항 1∼3번 키커가 찬 것을 모두 막아내며 승리에 앞장섰다.

최 감독은 “어젯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선발 골키퍼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유상훈으로 선발을 결정하고서 김용대를 불러 이해해달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유상훈의 이날 활약에 대해서는 “놀라운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중요한 시점에 본인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8강 2경기 연속 무득점에 대해서는 “세트피스에서 득점을 노렸는데 골이 터지지 않고 지루한 게임이 됐다”면서 “결과가 중요한 토너먼트인 만큼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제 정규리그와 FA컵에서는 공격적인 모습도 보여 드리고 싶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데얀, 하대성 등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면서 올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던 서울은 정규리그에서 7위로 처져 있으나 최근 3연승 중이고, 대한축구협회(FA)컵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모두 4강에 오르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최 감독은 “특급 선수들이 나가면서 힘든 시즌을 예상했고 이럴 때가 지도자의 능력을 보일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전반기에 선수 구성과 시스템 등에서 저의 착오로 선수들 앞에서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결과가 안 좋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우리 FC서울의 모습은 8∼10월에 나온다”면서 “가을은 수확의 계절인 만큼 잘 준비해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또 “정규리그에서 B그룹에 떨어지는 건 큰 오점”이라면서 “선수들 모두가 주전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잡혀 있으니 골고루 기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편 최 감독은 “황선홍 감독과 경쟁 속에 제가 발전하는 게 느껴졌다”면서 “오늘은 제가 감독대행 때부터 거둔 승리 중 가장 슬픈 승리”라면서 상대 황선홍 감독을 위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