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올림픽委·스포츠연맹 뭉쳤더니 유망주 발굴 쉬워져”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올림픽委·스포츠연맹 뭉쳤더니 유망주 발굴 쉬워져”

심현희 기자
입력 2015-12-15 23:42
수정 2015-12-16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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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헤센주 체육회 뮨커 부국장

“체육단체 통합 이후 재능 있는 선수를 발굴하는 과정이 간단해졌습니다. 지역 클럽에서 운동을 하며 국가대표를 꿈꾸는 유망주들에게는 예전보다 기회가 훨씬 더 많이 생긴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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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스우웨 뮨커 독일 헤센주 체육회 부국장
젠스우웨 뮨커 독일 헤센주 체육회 부국장
지난 8일 독일 헤센주 비스바덴에 있는 헤센주 체육회 회의실에서 만난 젠스우웨 뮨커 부국장은 “2006년 5월 엘리트체육단체인 독일올림픽위원회와 생활체육단체인 독일스포츠연맹이 통합된 이후 다시 예전처럼 분리돼야 한다는 의견은 지금껏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며 “독일체육회(DOSB)가 성공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통합 이전에는 특히 인재 선발 시스템이 혼란스러웠다”며 “예를 들어 특정 종목의 국제대회가 열리면 이 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를 뽑아야 하는데, 해당 종목이 올림픽 종목일 경우 올림픽위원회에서 선수 선발 및 관리를 하고, 올림픽 종목이 아닐 경우 스포츠연맹에서 같은 일을 했기 때문에 겹치는 업무가 많아 비효율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후에는 만약 프랑크푸르트에서 대회가 열린다면 DOSB 산하기관인 헤센주 체육회 담당자만 대회를 방문한다”며 “DOSB 출범 이후 생활체육에서 엘리트체육으로 올라가는 과정이 쉬워지고 명확해졌을 뿐만 아니라 정부 입장에서도 두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어 빠른 결정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DOSB의 성공은 체계화된 생활체육 시스템과 자원봉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뮨커 부국장은 “통합 이전 독일은 양 단체가 행정적으로만 분리돼 있었을 뿐”이라며 “독일의 경우 지역 클럽(생활체육)에서 운동을 하다가 두각을 나타내면 연방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분데스카다(엘리트체육)로 올라가는 연결이 원활했기 때문에 체육단체 통합을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역 클럽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90% 이상이 자원봉사자일 정도로 독일은 스포츠조직에 자원봉사자가 많다”며 “서로 다른 일을 했던 조직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적었던 것도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과 재미를 위해 스포츠조직에서 봉사하는 경우가 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왜 자원봉사자가 많을까. 뮨커 부국장은 “독일은 각 지역 스포츠클럽이 1800년대부터 시작됐다”며 “주민들이 스스로 조합(클럽)을 만들어 어렸을 때부터 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친구를 만났기 때문에 지역 클럽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이 깊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포츠가 생활의 일부가 되려면 유소년 체육이 중요하다”며 “독일연방보건교육센터는 이미 20년 전부터 ‘아이들 강해지기’ 캠페인을 개최하는 등 독일은 꾸준히 유소년 스포츠에 집중해 아이들에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독일 내에서도 스포츠 인프라가 잘돼 있는 곳으로 알려진 헤센주는 연간 전체 체육예산(400억원)의 10%를 유소년 체육을 위해 쓰고 있다. 그는 “덕분에 헤센주는 축구 분데스리가 1부 팀이 2개나 있고 탁구, 수영, 배드민턴, 육상, 체조 종목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해 내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주로 학교 운동부를 통해 10대가 체육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현실에 맞는 방법을 찾아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생활체육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프랑크푸르트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5-12-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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