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페 딜레마…올림픽 출전 놓고 찬반 대립 거셀 듯

에루페 딜레마…올림픽 출전 놓고 찬반 대립 거셀 듯

입력 2015-06-23 15:50
수정 2015-06-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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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양성 반응 문제도 논란 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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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세계적인 마라토너 에루페, 특별귀화 추진
케냐의 세계적인 마라토너 에루페, 특별귀화 추진 귀화를 추진 중인 케냐의 세계적인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가 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6분 11초로 우승하는 등 국내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서 네 차례나 우승한 에루페는 지난 17일 청양군체육회와 입단 계약을 마쳤다.
연합뉴스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는 태극마크를 달고 2016년 리우올림픽 무대를 누비는 꿈을 꾼다.

하지만 케냐 출신 선수가 한국 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은 험난할 수 있다.

에루페는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25일 청양군청에서 열리는 청양군체육회 입단식에 참석한다.

공식적인 귀화 절차는 10월 11일 열리는 2015 경주국제마라톤대회 이후 밟을 예정이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추천서를 쓰고, 대한체육회가 검토하는 방식이다.

사실 에루페가 한국 국적을 얻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에루페의 귀화를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한국 마라톤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추천 이유다.

에루페는 청양군체육회와 계약하면서 귀화에 유리한 조건도 만들었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은 큰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에루페의 귀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귀화 자체를 반대하는데에는 ‘논거’가 부족해 아직은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

그러나 에루페의 국가대표 선발 문제가 대두되면 찬반이 극명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행정가들은 에루페의 국가대표 선발에 찬성하고, 경기인들은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선결 과제도 있다.

에루페는 케냐 국가대표로 뛴 경험이 없다. 이 부분에서는 에루페가 귀화 후 한국 국가대표로 뛰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에루페가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으로 2012년 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로부터 자격 정지 2년을 처분받고 2015년 1월 복귀한 터라 ‘징계 해지 후 3년이 지나야 대표 선수로 뛸 수 있다’는 현 대한체육회 대표 선발 규정이 바뀌지 않으면 리우올림픽 참가가 불가능하다.

IAAF는 “한국에서 취업해 급여를 받은 기록이 있고, 올림픽 대표 선발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국적을 획득하면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했지만, 대한체육회가 징계를 풀지 않으면 에루페는 국가대표로 나설 수 없다.

에루페 측은 최근 일고 있는 “국제 스포츠기구가 징계를 내린 뒤, 대한체육회가 추가로 징계하는 건 이중 처벌”이라는 여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참가가 무산되더라도,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충분히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에루페는 “금지약물 복용도 실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에루페 대리인 오창석 백석대 교수는 “케냐 이동식 버스에서 말라리아 예방 주사를 맞았는데 그때 문제가 생겼다”며 “정말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면 2년 만에 돌아와 이런 기록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약물 문제는 정말 깨끗하다. 케냐 의사들로부터 소견서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에루페도 “정말 운이 없었다”며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2년 동안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도핑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반대론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만든 기록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황영조, 이봉주의 영광은 한국 선수로 이어가는 게 맞다”라는 게 경기인들의 주장이다.

에루페의 국가대표 선발을 찬성하는 쪽은 “황영조, 이봉주로 꽃피운 한국 마라톤은 2011년 정진혁(2시간9분28초) 이후 2시간 10분 내로 진입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침체한 상황이다”라며 “사실 우리 마라톤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고여 있긴 했다. 에루페가 한국 마라톤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에루페의 한국 이름은 오주한이다.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국 마라톤을 위한 계획’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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