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새별 박성현 “보이시? 알고 보면 조용한 성격”

여자골프 새별 박성현 “보이시? 알고 보면 조용한 성격”

입력 2015-06-23 11:27
수정 2015-06-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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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의 스타일 추구, 롤모델 없어…공격적 성향의 수잔 페테르센 좋아해”중학교 때부터 별명이 ‘남달라’…첫승서 시즌3승으로 목표 수정

짧은 커트 머리에 털털한 성격으로 호감을 사는 박성현(22·넵스)은 지난 21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프로 데뷔 2년 차에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것은 물론 드라이버 비거리 240∼250m, 헤드 스피드 97∼100마일나 돼 국내 여자 선수 중에서 손꼽힐 만한 호쾌한 장타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2주 전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마지막날 1m 파 퍼트를 놓치면서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날려버리고 연장전에 들어가 이정민(23·비씨카드)에게 역전패했으나 그 아픔을 딛고 2주만에 메이저 우승을 거머쥐면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닥공’(닥치고 공격)이라고 불릴만큼 과감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 팬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22일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박성현은 ‘남달라지자!’라는 일념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구축한 사연과 보이시한 매력 속에 숨겨진 ‘조용한’ 성격을 털어놓았다.

다음은 박성현과의 일문일답.

-- 프로 데뷔 2년 차에 우승을 거둔 소감은.

▲ 작년부터 우승을 많이 기다려왔는데 2주 전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에서 기회를 아쉽게 날려버렸다. 그 이후로 기회가 빨리 찾아오기를 바랐는데 한국여자오픈에서 빨리 털어버릴 수 있어서 좋았다.

-- 첫 승 목표를 달성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 우승이라는 단기 목표를 이뤘다. 이제는 ‘시즌 3승’으로 목표를 다시 만들었다. 앞으로 2승을 추가하자는 목표가 생겼다.

-- ‘남달라’라는 애칭이 있다고 들었다. 톡톡 튀는 지금의 개성은 언제 어떻게 형성됐나.

▲ ‘남달라’라는 애칭은 중학교 때 생겼다. 당시 골프가 잘 안되던 기간이 길었는데, 상위권 선수는 남다르기 때문에 그 위치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남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소녀로서 그런 ‘남다른’ 결론에 도달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 저에게 골프를 가르쳐주신 분이 ‘모든 일에서 성공하려면 남달라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아마추어로서 저를 가르치셨던 박성희 선생님이시다. 박 선생님은 저보다 한 살 어린 아들과 저에게 중학교 2학년부터 6년간 골프를 가르쳐 주신 분이시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중학교 때 골프부가 있는 경북 구미 현일중학교로 전학해서 그 학교의 학부모이신 박 선생님을 만났다. 박 선생님은 지금도 저의 멘토 역할을 해주신다. 연락도 계속 주고받고 있다.

-- 시원시원하고 남성스러운 이미지가 크다. 이 점이 인기의 비결로 작용하는 것 같다.

▲ 기존에 없던 스타일이어서 눈길을 끄는 것 같다. 보이는 것과 플레이가 달라서 신선하고 새롭게 느끼신 것은 아닐까 한다.

-- 시원한 장타의 비결을 꼽는다면.

▲ 체격 조건(키 171㎝, 몸무게 60㎏)이 좋다. 헤드 스피드가 빠르고 공 치는 능력도 있어서 장타가 나오는 것 같다.

-- 작년에는 불운이 잇달았는데.

▲ 2012년 11월 시드전을 치르러 전남 무안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뒤차에 들이받히는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가는 등 운이 안 따랐다. 교통사고 때문에 무리가 있었는지 여파가 있었다. 그러나 실력이 안된 것도 사실이었다.

-- 올해는 운이 괜찮았나.

▲ 첫 승도 올렸으니 그런 것 같다. 작년 미국 캘리포니아 동계 전지훈련에서 스스로 혹사하는 훈련을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데뷔 첫해에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내다보니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습 환경을 바꾸고자 기존 필리핀으로 가던 훈련지를 미국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독한 마음으로 훈련을 했는데, 결국 이런 힘든 경험이 약이 됐다.

-- 골프를 시작한 계기는.

▲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해보라고 권유했다. 연습장에서 스윙을 해보니 재밌어서 계속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어렸을 때 활달하고 활동적인 성격이었다.

-- 지금의 공격적인 스윙은 어떻게 완성했나.

▲ 서울 유현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처음 접하면서 익혔다. 당시 박성주 프로 선생님을 만났고, 그는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될 때까지 기술적인 면을 잡아주셨다.

-- 골프의 매력은.

▲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는 운동이다. 그 어떤 운동보다 스릴이 넘친다. US오픈 최종 라운드 경기도 봤다. 아무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상위 선수들이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조던 스피스와 더스틴 존슨도 긴장감을 크게 느꼈을 것이다. 공감이 됐다.

-- 가족의 지원은 어떤가.

▲ 집이 여유롭지는 않은데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4살 터울의 언니는 호주로 공부하러 간 지 얼마 안 되는데 우승 순간을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어머니와는 우승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아버지는 외국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전화로 “같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자랑스럽다”라고 말씀해주셨다.

-- 해외 진출 계획은.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계획은 아직 없다. LPGA 투어를 지켜보니 KLPGA 투어에서 경험을 쌓고 가는 게 성공 확률이 높아 보였다. 아직 LPGA 투어 생각은 없다. 미국에 진출하더라도 3년은 더 KLPGA 투어에서 뛰고 난 뒤로 예상한다.

-- 평소 여유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 친구들을 자주 만나고 영화도 많이 본다. 요즘 대회가 너무 많아서 영화를 많이 못 보고 있다. 액션 영화도, 로맨스 영화도 다 좋아한다.

-- 원래 성격은 어떤가.

▲ 친구들과 있을 때는 밝은데, 워낙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어서 조용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씩씩하게 보이는 것은 그냥 제 스타일이다.

-- 롤모델은.

▲ 저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닮고 싶은 선수는 특별히 없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는 공격적 성향이 많은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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