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잡아먹은 엽기적인 이웃들

애완견 잡아먹은 엽기적인 이웃들

임송학 기자
임송학 기자
입력 2016-10-04 11:43
수정 2016-10-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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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온 대형 애완견을 잡아먹은 시골 마을 주민들이 경찰에 입건됐다.

4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집 나간 개를 잡아먹은 A(73)씨 등 3명을 점유물이탈 횡령 혐의로 입건하고, 개를 트럭에 태우고 간 것으로 알려진 B씨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전북 익산의 한 시골마을에서 C씨가 기르던 대형견인 ‘올드 잉글리시 쉽독’ 8마리 가운데 1마리가 지난달 26일 집을 나갔다. C씨가 문을 세게 닫으면서 ‘쾅’ 소리가 나자 성격이 소심한 편인 ‘하트’(10년생)가 놀라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C씨는 종종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던 하트가 다음날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실종 전단을 만들어 붙이고 주변 마을까지 샅샅이 뒤졌다.

그러던 중 집에서 4㎞ 정도 떨어진 한 다리 밑에서 하트와 유사하게 생긴 개를 봤다는 제보를 듣고 목격된 장소를 중심으로 인근 마을과 버스기사 등을 찾아다니며 수소문했다.

실종된 올드 잉글리시 쉽독. [주인 제공 = 연합뉴스]
실종된 올드 잉글리시 쉽독. [주인 제공 = 연합뉴스]
C씨는 ‘개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누군가 개를 트럭에 태워 데려갔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경찰이 수사를 벌인 결과 인근 마을에 사는 A씨 등 4명이 하트를 1t 트럭에 실어 마을회관으로 데려간 뒤 그곳에서 도살해 고기(40㎏)를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트럭 운전사 B씨는 경찰에서 “도로에 큰 개가 죽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봤다. 일반 개(식용)하고는 달라 보였지만, 버리자니 아깝고 해서 개를 잡아 나눠 가졌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C씨는 “여러 사람의 증언을 들어 봤을 때 하트가 아직 숨을 쉬고 있었던 정황이 있고, 트럭과 오토바이가 개가 발견됐던 다리 주변을 서성였다는 증언도 있다. 아직 숨이 붙어 있는 개를 데려다가 잔인하게 도살해 먹은 것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C씨는 개를 잃어버린 상황과 도살을 당한 과정 등을 상세히 적어 다음 ‘아고라’에 청원 게시글을 올렸고, 1만명 모집에 현재 4270여명이 동참했다.

하지만 A씨 등에게 동물 학대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들은 개가 죽은 뒤 이를 들고 와 도살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탐문수사 결과도 이와 비슷하게 나온 상태”라며 “만약 사후 개를 가져간 것이라면 동물 학대 혐의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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