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만에 난사… 장교도 조교도 통제는 없고 “피하라” 외침만

10초 만에 난사… 장교도 조교도 통제는 없고 “피하라” 외침만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5-05-15 00:26
수정 2015-05-15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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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허술한 훈련 통제’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 동원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참극은 불과 10여초 만에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현장 통제관들은 참극이 벌어지자 동시다발적으로 모두 우왕좌왕하며 대피해 훈련 통제 자체가 허술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전날 발생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 총기난사 사고 현장에서 14일 육군 중앙수사단이 현장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전날 발생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 총기난사 사고 현장에서 14일 육군 중앙수사단이 현장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이태명 육군 중앙수사단장(대령)은 14일 국방부에서 발표한 중간 수사 결과를 통해 “10초 안에 (총기 난사)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해자 최모씨는 지난 13일 오전 10시 37분쯤 사격장 1사로에서 표적지를 향해 1발을 발사한 다음 갑자기 뒤로 돌아 부사수로 대기 중이던 예비군 윤모(24)씨에게 제일 먼저 총을 발사했다. 이어 옆에 늘어선 사로 쪽으로 방향을 돌려 총기를 난사해 2, 3, 5사로에 있던 예비군 3명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

동료 예비군들에게 7발을 난사한 최씨는 9번째 총탄을 자신의 이마에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범행이 종료되기까지 시간은 10여초에 불과했다. 하지만 훈련 통제를 위해 사격장에 배치됐던 대위 2명과 현역병 조교 6명은 총기 난사가 시작되자 모두 사로 뒤에 있는 경사지로 몸을 피했다. 최씨와 가장 가까이 있던 현역병 역시 7m 떨어진 곳에 있어서 제압하지 못했다. 당시 사격장에 배치된 장교와 현역병들은 모두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

중앙통제관 자격으로 통제탑에 있던 대위 1명도 마이크로 “피하라”고 외친 뒤 탑 옆으로 몇 걸음 대피했다. 최씨가 쓰러져 총기 난사가 멈추자 중앙통제관은 제일 먼저 사로에 쓰러진 4명의 부상자에게 다가갔다.

육군 관계자는 “안전 통제를 위해 배치된 통제인원들은 우발 상황 발생 시 현장에서 가장 먼저 제압하는 것이 기본 지침”이라며 이들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한편 사격장에는 사로마다 총기의 전방 고정을 위한 안전 고리가 있었으나 통제 자체가 소홀해 최씨는 자신의 K2 소총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이 관계자는 “총기를 안전 고리에 채우도록 돼 있고 조교가 이를 확인해야 한다”며 최씨의 경우 조교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5-05-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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