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코호트 격리 독일까, 약일까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 독일까, 약일까

박정훈 기자
박정훈 기자
입력 2020-12-17 16:40
수정 2020-12-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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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확산 차단에는 효과적
내부 고령 환자에겐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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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코호트 격리 조치된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 앞에서 병원 관계자가 의료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코호트 격리 조치된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 앞에서 병원 관계자가 의료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을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이유로 확진자와 함께 생활하게 하는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최근 전국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집단 감염이 잇따르자, 방역당국이 확진자가 발생한 요양병원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코호트’ 격리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외부 확산 차단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주장과 고령층의 내부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7일 울산시에 따르면 양지요양병원은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뒤 6일부터 코호트 격리에 들어가 현재까지 212명의 환자 중 164명(77%)이, 병원 의사 등 직원 131명 중 44명(33%)이 확진됐고 사망자도 9명이다. 울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1명인 것을 감안하면 90% 가까운 사망자가 양지요양병원에서 나온 셈이다.

요양병원 내의 집단감염은 격리 된 건물 안에서 확진자들과 비확진자들이 생활하면서 연쇄·교차감염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병상 부족 사태로 ‘와상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확진자와 비확진자 병동을 분리시켜 생활했다고 해도 병원이 ‘음압시설’ 등 감염병 전담병원 시설로 만들어진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교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부천 효플러스요양병원도 요양보호사 6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1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재 환자·직원 포함 20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5%가 감염됐다. 경기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중환자용 병상도 없는데다가 감염전문 병원보다 시설이 열악한 요양병원을 코호트 격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기저질환의 노인들은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옥민수 울산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호트 격리는 외부 확산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실제로 효과가 있다”면서도 “요양병원 환자 대부분이 기저질환을 앓는 고위험 노약자이기 때문에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한꺼번에 이동이 어렵고, 1인 1실 등 병상이 충분하지 않으면 감염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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