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도 이식한다’…“장 미생물 균형 맞춰 대장염 치료”

‘똥도 이식한다’…“장 미생물 균형 맞춰 대장염 치료”

입력 2017-06-07 11:26
수정 2017-06-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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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대변이식술 전문진료팀 구성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에게 이식해 장(腸)내 미생물 균형을 맞추는 ‘대변 이식술’이 본격화된다.

세브란스병원은 소화기내과와 감염내과, 진단검사의학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국내 첫 대변이식술 전문진료팀을 꾸려 진료를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대변이식술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특수처리해 장내 미생물 용액으로 제조한 뒤 이를 내시경이나 관장을 통해 환자의 장에 뿌리는 치료법이다.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에선 공인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캐나다에서는 건강한 대변 공여자의 대변을 모아놓은 ‘대변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항생제 내성으로 생긴 대장염의 일종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장염’ 환자에 한해 대변이식술을 시행할 수 있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건강한 사람에서도 소량 기생할 수 있는 균이지만 급격히 증가하면 독소를 배출해 장염을 유발한다. 설사, 발열, 혈변, 복통, 오한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특히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장염은 주로 다른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쓴 항생제 치료 후에 발병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생제에는 잘 반응하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 또 환자의 35%는 재발해 장 천공, 장운동을 담당하는 장관신경절세포 질환인 거대결장 등의 합병증 위험에 노출된다.

이처럼 재발 환자,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하면 장내 미생물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기존 항생제 치료로 감소한 장내 유익한 미생물, 균의 수를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박수정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변이식술은 미국과 유럽에서 높은 효과를 입증한 치료법”이라며 “치료 사례와 연구가 축적된다면 향후 궤양성 대장염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에게 대안적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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