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확정 시 평양공연 등 숙원사업도 어려워질 듯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29일 급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서울시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정 감독이 서울시향에는 사전에 사의 의사를 밝혔겠지만 시에 직접적으로 알리진 않았다며 “정 감독의 사의는 전혀 시나리오에 들어있지 않았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서울시는 일단 정 감독이 단원들과 언론에 사의 의사를 표명한 만큼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전망하면서도 “상황을 좀 봐야할 것 같다. 이사회 소속인 문화본부장이 서울시향 대표와 만나 정 감독의 진의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전날 이사회의 재계약 보류 결정에 대해 본인이 숙고하고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이 아닌지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감독이 실제 물러나면 서울시로서는 시향 공연과 운영은 물론 평양 공연 등 박원순 시장의 숙원사업에도 빨간 불이 켜지게 될 전망이다.
정 감독에 대한 특혜 의혹은 예전부터 조금씩 제기됐고, 지난해 12월에도 박현정 전 시향 대표와 정 감독이 충돌했지만 결국 박 전 대표가 물러나는 것으로 마무리됐었다.
서울시로서는 시향을 상징하는 정 감독을 대체할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 감독과의 재계약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1년 만에 다시 정 감독의 부인 구모(67)씨가 박 전 대표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입건되는 ‘반전’과 함께 여론도 악화하자 서울시로서도 정 감독과의 재계약을 서두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실제로 박 시장은 전날 시향 이사회에 정 감독과의 재계약 결정을 잠시 미루자는 지침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른 시일 내 정 감독과 접촉해 진의를 확인하고 관련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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