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폭발음·불기둥…용인 주민들 “전쟁터 방불”

한밤의 폭발음·불기둥…용인 주민들 “전쟁터 방불”

입력 2015-10-08 11:18
수정 2015-10-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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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집에서·초등학교에서·차 안에서 뜬눈으로 밤 새”유독물질 오염은 없나” 우려도

7일 밤 발생한 경기도 용인 물류센터 창고 화재 현장 인근 주민들은 잇따라 119에 신고하고 대피하는 등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대피했던 주민들은 모두 집으로 복귀했지만 당시 상황에 대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입을 모았으며, 이제는 대기오염 등 2차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불이 난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오산리의 물류센터 창고에서 500여m 떨어진 곳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최모(55)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가족들을 용인 수지의 친척집으로 대피시켰다.

최씨는 “굉장히 큰 폭음과 함께 유독물질을 보관해 놓은 물류창고 주변에서 불기둥이 치솟아 올랐다”며 “주민들은 ‘난리가 났다’며 앞다퉈 경찰과 소방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화재 발생 당시 43번 도로를 지나던 최모(52)씨는 “마치 불꽃놀이처럼 일정 간격을 두고 불기둥이 잇달아 올라왔다”며 “한눈에 보기에도 큰 폭발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큰일났구나’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고 소식을 듣고 7일 오후 10시께 창고로 온 물류센터 관계자는 “당직자가 없어 비상연락망을 통해 소식을 접한 뒤 달려왔다”며 “도착 1∼2km 전부터 불길이 보여 큰 화재라고 직감했다”고 설명했다.

한밤중 치솟은 불기둥과 폭발음에 주민들은 집밖으로 뛰쳐나왔다. 하지만 마땅히 대피할 곳이 없었던 주민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오산리 이장 전창환씨는 “별안간에 벌어진 소동에 오산리 일대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불기둥 높이가 100∼200m는 됐을 것”이라며 “주민들 모두 불이난 곳이 위험물질 보관창고인줄 알고 있었다. 주민들을 모아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하기로 결정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오산 1·2리 주민 수백명은 용인 능원초등학교로 대피,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전씨는 “주민들을 전부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지 않아 일부는 차에서 대기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며 “불이 모두 꺼진다고 해도 유독물질로 인한 오염 우려로 주민들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화재가 진압된 8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물류창고로 들어가는 도로는 300여m 앞부터 경찰이 통제를 하고 있으며, 간간이 소방차와 화재조사 차량 등이 오가고 있다.

해당 물류센터 직원들은 마스크를 쓴 채 불이 난 창고 앞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대기하는 상태로, 경찰과 소방당국의 화재 원인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 불로 창고가 전소, 사고 현장 주변에는 새까맣게 그을린 드럼통만 곳곳에 널브러졌고, 기둥으로 추정되는 물체는 엿가락 처럼 휘어져 바닥에 늘어져 있다.

이날 오전에는 안개에다가 화재로 인한 연기까지 더해져 온통 희뿌연 연기가 인근 마을에 뒤덮였고, 매캐한 냄새가 계속돼 주민들이 기침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창고가 있는 야산에 흐르는 물은 화학물질이 뒤섞인 듯 주황색으로 색이 변한 상태다.

한편 오산리 주민들은 8일 오전 3시 30분께부터 대피했던 능원초교를 나와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 모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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