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독 전갈받고 강진 토담집서 나와 광주 병문안…”선한 사람인데…”
정계 은퇴를 선언한 후 전남 강진의 토담집에서 칩거 중인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동지’인 김재균 전 국회의원이 14일 새벽 숨지기 전 ‘마지막 만남’을 가져 주변을 숙연케 한 것으로 전해졌다.김재균 전 의원 측근 등에 따르면 손 전 대표는 김 전 의원이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강진의 토담집을 출발해 13일 저녁 11시30분께 광주 병원에 입원해있던 김 전 의원을 병문안했다.
김 전 의원은 병실에 들어선 손 전 대표의 품에 안겼고 손 전 대표는 김 전 의원의 쾌유를 빌었다.
손 전 대표가 “김 의원이 일어나야지”라고 말하자, 김 전 의원은 눈물 한 방울을 흘리더니 이내 아무 말 없이 지긋이 미소만 지었다고 한다.
한 손에 묵주를 쥔 김 전 의원은 손 전 대표의 손을 꽉 잡고 “대표님 재기하셔야죠”라고 말할 정도로 자정까지는 기력을 잃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손 전 대표의 병문안에 앞서 가족들에게 “대표님이 오실지 모른다”며 깨끗한 환자복으로 갈아입을 정도로 자신이 ‘정치 지도자’로 모셨던 손 전 대표에 대한 예의를 깍듯하게 갖췄다고 한다.
손 전 대표는 김 전 의원의 병문안을 마치고 이날 새벽 4시30분께 강진 토담집으로 돌아온 직후 자신과 정치적 노선을 같이했던 김 전 의원의 ‘선종(김 전 의원은 가톨릭 신자)’ 소식을 들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당시 손학규 후보의 공동경선대책본부장을 맡는 등 ‘손학규 계보’로 통한다.
김 전 의원 측근은 “손 전 대표가 병문안을 마치고 강진으로 돌아오면서 ‘선한 사람인데 이렇게까지 아팠는지 몰랐다’며 김 전 의원을 애통해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광주시의원과 광주 북구청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말 위암판정을 받아 투병생활을 해오다 이날 새벽 5시께 숨졌다. 향년 63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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