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부모와 떨어져서…어린이날 더 씁쓸한 아이들

아파서, 부모와 떨어져서…어린이날 더 씁쓸한 아이들

입력 2015-05-05 19:42
수정 2015-05-0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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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시설 찾는 발길 ‘뚝’…후원금도 급감

어린이날인 5일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아동복지시설 상록원.

한국전쟁 이후인 1959년 전쟁고아들을 양육하고자 설립된 상록원은 부모가 사망·가출·이혼했거나 홀어머니·홀아버지에게 질병 또는 장애가 있어 정상적인 양육이 불가능한 만 18세 미만 아동을 위한 시설이다.

이날 자원봉사자들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행사가 열린 이곳에서는 ‘어린이날 손님’을 맞은 아이들의 즐거운 목소리가 들렸다.

바비큐와 과일을 먹는 아이, 봉사자들한테서 페이스 페인팅을 받은 아이, 화살쏘기 등 놀이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이 어린이날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즐거워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과 달리 보육원 측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든 주변의 관심에 못내 속이 쓰리다.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보육원도 올해와 같은 무관심을 느낀 적은 없었다고 한다.

부청하 상록원장은 “보통 어린이날이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후원도 들어오는데 올해에는 어제 과자회사에서 과자를 전달한 것 말고는 아무 후원도 없었다”며 “올해 어린이날은 좀 이상하다”고 말했다.

부 원장은 “아무래도 나라가 시끄럽고 살기 어려우니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이 줄었을 테고 연휴가 되다 보니 사람들의 발길이 더 뜸해지지 않았나 싶다”면서 “아이들이 오늘 행사를 즐거워해 그나마 다행”이라며 씁쓸해했다.

상록원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날에는 아이 15명의 부모들이 찾아왔으나 이날에는 아이 1명의 부모가 왔을 뿐이었다. 후원금은 지난해 1천만원가량이었으나 올해에는 고작 50만원이다. 부 원장은 “이런 적은 없었다”며 혀를 찼다.

1년에 하루뿐인, 무엇보다 어린이가 주인공인 날에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있다. 몸이 아파 병원에서 치료받는 아이,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하고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 한부모가정이나 조손가정 아이 등이 그들이다.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어린이병원. 병원 밖 세상에서는 또래의 다른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웃고 떠들며 보낼 날이지만 이곳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불이 거의 꺼진 병원 로비는 휑한 느낌까지 들 정도로 쓸쓸했다. 병동에는 부모가 미는 침상에 누워 이동하거나 투병하느라 민머리를 한 아이들이 보인다. 아이들 손에 선물로 쥐어진 장난감이 그나마 어린이날임을 짐작하게 하는 정도다.

어린이 266명이 치료받고 있는 이 병원의 어린이날 풍경이다.

7살 난 딸을 급성 혈액종양으로 전날 입원시켰다는 정모(37)씨는 “어린이날이고 뭐고 어제 입원해서 정신이 없다”면서 “혈액종양 병동은 가족 면회도 안 되는데 종양이 전이됐다고 하니 착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장회전이상증으로 입원 중인 송민서(7)양은 어린이날을 종일 무료하게 보내다 옆 침대 친구한테서 게임기를 빌려 게임을 하고 있었다. 불이 꺼진 병실에서 게임에 몰두하는 송양은 기운이 없어 보였다.

송양은 “입맛이 없어서 종일 아무것도 안 먹었다. 다 나으면 놀이동산에 가고 싶고 햄버거도 먹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은 엄마가 밀어주는 휠체어에서 하루를 보냈다”는 어린 송양의 표정에서 씁쓸함이 묻어났다.

어린이날을 맞이하는 아이들 가운데는 이처럼 병원에서 치료받거나 부모와 떨어져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뿐 아니라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 아이들, 실종된 아이들 등도 적지 않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서울 인구 가운데 한부모와 미혼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는 38만가구(10.5%), 조손가정은 2만6천가구(0.7%)에 이른다.

여기에 지난해 실종돼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전국의 만 18세 미만 아동 490명과 장애인 145명도 어린이날 어딘가에서 가족을 그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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