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골절 다리 치료차 병원행…굳은표정에 묵묵부답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55·구속)씨의 변호인 황상현 변호사는 9일 “경찰이 맥락을 거세하고 김씨의 진술 일부를 공개했다”고 주장했다.황 변호사는 김씨가 검거되면서 다친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경찰병원으로 가는 호송차에 오른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말할 사람이 어디 있나”라면서 “꼬리와 머리를 모두 다 자르고 경찰 구미에 맞는 말만 따서 공개한 것이다. 뻔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김일성은 20세기 민족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반식민지 사회이지만 북한은 자주적인 정권이라 생각한다”, “(남한에는 훌륭한 대통령이) 없다” 등의 김씨 진술을 일부 공개했다.
황 변호사는 경찰이 김씨 진술의 맥락을 거세, 왜곡해서 언론에 알렸다면서도 원래의 김씨 진술 의도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진술을 재생할 수 없다”고만 말했다.
김씨는 지난 5일 검거 뒤 수사본부가 차려진 종로서에서 조사를 받아왔으며 이날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으로 이송돼 오른쪽 다리 골절 등의 부상을 치료받았다.
김씨는 검거 당시 개량한복을 그대로 입고 우측 다리에 석고붕대(깁스)를 한 채 휠체어를 타고 굳은 표정으로 호송차에 올랐다.
김씨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기자들에게 “북한과의 연계성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북한 책을 가진 것은 통일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고, 공범은 없다”는 등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경찰은 치료가 끝나면 다시 종로서로 이송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