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다음날 이웃이 휘두른 흉기에 날벼락

이사 다음날 이웃이 휘두른 흉기에 날벼락

입력 2015-02-23 17:07
수정 2015-02-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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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새롭게 이사온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충남 천안서북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한 아파트 8층으로 이사 온 박모(57)씨 가족이 이웃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거나 중상을 입은 것은 23일 오전.

박씨는 이날 오전 6시 10분께 아내의 비명에 놀라 거실로 뛰쳐나갔다가 피묻은 흉기를 들고 있는 한 남성과 몸싸움을 벌였다.

30대 남성이 박씨의 집에 들어와 출근 준비를 하던 아내 정모(51·여)씨를 흉기로 찔렀기 때문이다.

이 남성은 박씨 부부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박씨의 딸(21·여)에게도 중상을 입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같은 아파트 6층에 살고 있는 고모(31)씨였다.

고씨는 이날 오전 아파트 벽면 가스 배관을 타고 8층으로 올라가 이런 짓을 벌인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6층으로 내려와 자신의 아내 윤모(29·여)씨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발코니에는 고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족적이 발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박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고, 박씨의 아내와 딸, 고씨의 아내는 중태다.

경찰은 수년 전부터 의처증이 있던 고씨가 최근 들어 ‘국가정보원에서 도청장치를 해 나를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가족 진술 등으로 미뤄 고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 21일에는 ‘이상한 사람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며 경찰에 6차례나 신고를 하기도 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고씨가)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말만 반복할 뿐 인상착의를 설명하지 못하고, 고씨의 아내도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씨는 그러나 정신병으로 치료를 받은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씨와 숨진 박씨는 일면식도 없는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고씨는 현장에서 경찰에게 붙잡혔으나,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과 서민생활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등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가족 진술과 112 신고 내용 등으로 볼 때 피해망상으로 인한 범행으로 추정된다”며 “고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전날 이사 과정에서 다툼이 있었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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