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9시 48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검은색 구형 에쿠스가 들어섰다. 소란스럽던 청사 앞은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취재진 200여명의 시선이 쏠렸다. 현 정부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아오면서도 베일에 꼭꼭 가려져 있던 정윤회(59)씨가 언론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쉴 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취재진의 고성이 이어졌지만 정씨는 덤덤하게 포토라인으로 걸어갔다. 뿔테 안경에 짙은 회색 정장과 검은색 롱코트, 흰색 셔츠에 파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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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검찰 출석. ‘비선 실세’로 거론되는 정윤회씨가 10일 국정개입 의혹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에 대한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여러 구설에 올랐던 정씨가 취재진 앞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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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검찰 출석.
‘비선 실세’로 거론되는 정윤회씨가 10일 국정개입 의혹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에 대한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여러 구설에 올랐던 정씨가 취재진 앞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정씨는 앞서 검찰 출입 기자단에 포토라인에 서서 공식 인터뷰를 하겠다고 알렸다. 그러나 실제 인터뷰 시간은 1분이 채 안 됐다. 취재진이 오전 6시부터 진을 치고 있었던 것에 견줘 너무 짧았다. ‘사건 당사자로서의 심경’과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을 묻자 짧게 대답하더니 ‘청와대 인사개입 의혹’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고 ‘대통령과 접촉한 사실’에 대해선 매우 작은 목소리로 “없습니다”라고 했다.
전날 정씨는 검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하기도 했다. 출석 과정에서 돌발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받아들인 검찰이 방호원 등 1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고 포토라인에 취재진이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막기도 했다. 검찰의 과잉보호 논란도 일었다. 정씨 출석 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형사1부의 사무실이 있는 4층과 특수2부가 있는 11층은 기자들의 접근이 제한됐다. 현직 국회의원이 출석할 때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검찰이었다. 정수봉 형사1부장은 정씨 출석 전 로비에 내려와 상황을 살피기도 했다.
정씨의 법률 대리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정씨가 비서를 10년 이상 하다 보니 언론에 드러나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승마 대표선수인) 정씨의 딸이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며 밀착취재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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