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비상로 ‘경량칸막이’만 알았어도…

발코니 비상로 ‘경량칸막이’만 알았어도…

입력 2013-12-13 00:00
수정 201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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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파트 화재참사 일가족 피해 왜 컸나

“비상대피 시 발코니 벽을 부수고 탈출할 수 있다는 사실만 알았어도 일가족이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을 텐데….”

지난 11일 오후 9시 35분 부산 북구 화명동에 있는 한 아파트 7층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엄마와 아이들이 비상대피 방법만 알고 있었어도 화를 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드러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화재로 주민 6명이 병원에 실려가고 4명이 숨졌다. 사망한 홍모(34)씨는 1살짜리 딸과 8살짜리 아들을 껴안은 상태였다. 홍씨는 치솟는 불길을 피해 아이들을 베란다로 데리고 나가 아이들을 보호하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있었던 베란다 바로 옆에는 비상시에 대피할 수 있도록 얇은 벽으로 만든 ‘경량칸막이’가 설치돼 있었다. 경량칸막이는 얇은 두께의 석고보드로 제작돼 발로 차는 정도의 충격으로도 쉽게 부술 수 있다. 1992년 7월 이후 주택법에는 고층 건물 화재시 발코니를 피난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만들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홍씨가 이곳에 세탁기와 빨래 건조대를 놓아둔 점을 미뤄 비상통로를 몰랐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홍씨가 이런 사실만 알고 있었더라면 일가족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가능성은,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편 부산 북부경찰서와 소방당국은 12일 홍씨와 두 아이, 방에서 따로 발견된 큰딸(9)이 참사를 당한 이 화재는 아파트 거실 전등에서 불꽃이 튀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13-12-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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