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숨기고 ‘쓰러졌다’ 신고…법원 “자수 아니다”

폭행 숨기고 ‘쓰러졌다’ 신고…법원 “자수 아니다”

입력 2013-03-04 00:00
수정 2013-03-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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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아내 때려 숨지게 한 50대 징역 6년

자신이 때린 사실을 숨긴 채 아내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신고한 뒤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밝힌 것은 ‘자수가 아닌 자백’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는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된 김모(57)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수원시 자신의 집에서 아내 정모(52)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정씨의 얼굴을 수차례 주먹으로 때리고 방바닥에 내리쳤다.

이에 정씨가 의식을 잃자 김씨는 자신의 폭행 사실은 말하지 않은 채 “아내 얼굴이 파랗게 질려가고 있어 위급한 상황”이라며 119와 경찰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간 정씨는 폭행에 따른 대뇌부종 등으로 5일 만에 숨졌다.

김씨는 정씨가 의식을 잃은 직후 구급대원이 정씨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것은 자신이 신고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자수에 해당, 형량을 줄여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자수란 범인이 수사기관에 자신의 범행을 자발적으로 신고하고 그 처분을 구하는 의사표시”라며 “수사기관의 질문·조사에 응해 범행사실을 말하는 것은 자백일 뿐 자수는 아니다”라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 김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에 신고 당시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이후 출동한 경찰관이 사건 경위를 묻자 그제야 털어놨다”며 “아내를 잔인하게 때려 숨지게 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사건 직후 피고인이 신고한 점,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는 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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