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에 수천억 배임 혐의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승연(60) 한화그룹 회장의 보석 신청이 기각됐다. 지난 8월 17일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남인 김재홍(73) 전 KT&G 복지재단 이사장 보석 기각, 지난 9월 14일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 보석 기각 등 최근 법원은 재벌·권력 비리에 대해 잇따라 보석신청을 기각하며 엄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윤성원)는 5일 “형사소송법 95조 1호 필요적 보석의 제외 사유가 있고, 96조 임의적 보석의 상당한 이유가 없어 기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형사소송법 95조 1호는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때를 제외하고는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 이때 징역은 선고형이 아닌 법정형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았지만 법정형으로 따지면 징역 10년이 넘어 보석 제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의 혐의인 특가법상 횡령·배임죄는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에 처해지는 중범죄로 분류된다. 한편 96조는 95조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직권 또는 결정으로 보석을 허가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임의적 보석에 해당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여러 와병 중에 있고 중한 병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구치소에서 현재 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피고인이 재판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신도시 건설 등 전략적으로 추진하던 사업이 많아 김 회장의 복귀가 절실한 실정”이라면서 “무엇보다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보석이 기각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보석 재신청 여부는 변호사를 통해 검토할 방침이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2012-12-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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