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 부르며 졸업식 하니 눈물 더나요”

“고향의 봄 부르며 졸업식 하니 눈물 더나요”

입력 2011-12-05 00:00
수정 2011-12-0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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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 스리랑카서 한국형 졸업문화 전파

“Na A Sal Thon Ko Hi Yang En Koth Pee Nun San Kol(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지난 2일 오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룸비니 칼리지 내 강당. 정겨운 노래가 들려 귀를 의심했다. 하얀 교복 상의에 넥타이를 맨 5학년 졸업 예정 여학생들이 알파벳으로 한국어 발음을 옮겨 쓴 ‘고향의 봄’을 능숙하게 불렀다.

이어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로 시작하는 ‘졸업식 노래’ 가사를 현지어인 신할리어로 번안해 합창했다. 재학생과 졸업생의 송사와 답사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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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룸비니 칼리지 강당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이중근(왼쪽 두 번째) 부영그룹 회장이 학생들과 함께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한국의 ‘졸업식 노래’를 부르고 있다.
2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룸비니 칼리지 강당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이중근(왼쪽 두 번째) 부영그룹 회장이 학생들과 함께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한국의 ‘졸업식 노래’를 부르고 있다.
●졸업행사 없는 현지에 첫 ‘한류졸업식’

국내에서 2월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졸업식 장면이지만 스리랑카에서는 처음 열린 졸업식 행사였다. 스리랑카는 초등부터 고교 과정까지 12년을 내리 마친 뒤 수료증만 받고 졸업을 한다. 졸업을 기념하는 행사는 없다. 이른바 ‘한류 졸업식’이지만 강당 곳곳에서는 졸업생과 재학생, 학부모들이 눈가를 훔쳤다.

룸비니 칼리지는 초등 과정의 마지막 학년인 5학년을 마친 학생들을 위해 처음으로 졸업식을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스리랑카 현지 학교들에 한국의 졸업식 노래가 저장된 디지털 피아노 3000대와 교육용 칠판 3만개를 기증한 것에 대한 답례였다. “한국의 졸업식 문화를 전파하고 싶다.”는 이 회장의 제안을 스리랑카 교육부가 받아들여 이루어졌다.

●교육기자재도 전달… 베트남 등서 확산

부영그룹은 2003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캄보디아·스리랑카·동티모르 등 아시아 14개 국가에서 초등학교 600여곳을 무상으로 세웠다. 2006년부터는 교육용 칠판 56만여개, 디지털 피아노 6만여대를 기증하는 등 국제 문화교류와 민간외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 5월 베트남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동티모르 등으로 한국의 졸업식 문화와 졸업식 노래가 확산되고 있다.

글 사진 콜롬보(스리랑카)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2011-12-0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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