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회사서 구매해 정관계 등에 선물…“회삿돈으로 가족 배만 불려” 뒷말
C&그룹 임병석 회장이 명절 때마다 정관계는 물론 그룹과 계열사,거래처 등의 임직원에게 영광굴비를 대량으로 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룹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했던 것으로 29일 전해졌다.C&그룹 관계자들은 회사에서 매년 명절선물로 영광굴비 한 상자씩을 집으로 배달해줬다고 증언한다.
문제는 회사가 굴비를 사들인 곳이 다름 아닌 임 회장의 부친이 고향인 전남 영광에서 운영하는 굴비유통업체 G사였다는데 있다.
친·인척 중심의 요직 인사로 이미 직원들의 눈밖에 났던 임 회장을 두고 회사 내에서는 ‘회삿돈으로 가족 배만 불린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고 한다.
임 회장은 심지어 계열사별로 의무 할당량을 정해 강제로 굴비를 구매하도록 했다는 말도 듣는다.이게 사실이라면 결국 회삿돈으로 임직원들에게 인심을 쓴 셈이 된다.
C&그룹의 전 노조원은 “싸구려 중국산 굴비를 최상품 가격으로 구매한다‘는 소문이 떠돌 정도로 굴비 선물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이 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굴비가 직원 선물뿐 아니라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한 전방위 로비에 사용됐다는 설도 유력하게 흘러나왔다.
다른 노조 관계자는 “회사 임직원들에게는 중국산 조기를,정관계 주요 인사들에게는 명품 영광굴비로 줬다고 들었다”며 “실제 임 회장의 부친이 운영하는 G사가 중국산 조기를 영광굴비로 속여 팔다 적발됐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C&그룹의 전 고위 임원은 “굴비를 구매할 때 받는 사람을 그룹별로 나눠 다른 등급의 굴비를 선물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영광굴비와 별도로 임 회장이 계열사인 C&진도가 생산한 모피코트를 유력 인사들에게 선물하고 다녔다는 얘기도 있다.
검찰이 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이번 수사의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가운데 그가 1조3천억에 달하는 특혜금융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어떤 방식의 수단을 동원했는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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