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아래 ‘각방 살림’ 이혼사유”

“한지붕 아래 ‘각방 살림’ 이혼사유”

입력 2010-08-11 00:00
수정 2010-08-11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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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가 한지붕 아래에서 살았더라도 완전히 각방 살림을 해왔다면 사실상 혼인관계가 파탄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이혼사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1일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A(78)씨는 두 번의 혼인으로 2남2녀를 둔 상태에서 1969년 B(60.여)씨와 혼인했으나 결혼생활 내내 불화를 겪었다.

 가장 큰 이유는 B씨가 부모 제사나 성묘 등 남편 집안의 대소사에 전혀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A씨는 전처와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의 결혼식마저 외면한 채 얼굴을 비추지 않는 아내의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부부 간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다.

 결국,이들은 2003년 ‘각방 살림’을 차려 완전히 독립된 생활을 하기에 이르렀다.

 식사는 별도의 방에 각각 밥솥과 냉장고를 둬서 따로 해결했고 잠자리 역시 각자 방에서 잤다.

 B씨는 음식을 한꺼번에 만들어 ‘알아서 차려 먹으라’며 남편 방에 쌓아두기 일쑤였고,A씨는 한때 영양실조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으나 아내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무렵 폐렴에 걸린 A씨가 딸의 간호를 받으려고 몇 달씩 집을 비우자,B씨는 남편이 사용하던 방에 멋대로 세를 놓는 등 ‘남만도 못한 사이’가 계속됐다.

 이에 A씨는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했고,서울가정법원 가사9단독 강규태 판사는 “이들의 공동 생활관계는 이미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됐다고 볼 수 있고 이는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2003년께부터 6년 넘도록 식사와 잠자리를 따로 해오는 등 긴 세월 동안 단지 한집안에 공존만 했을 뿐 각자 독립적인 공간에서 생활하며 아무런 실체적인 혼인생활 없이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람은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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