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FI에 더 높은 손실흡수능력 요구키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금융회사(SIFI)에 대해 더욱 높은 수준의 손실흡수 능력을 요구하는 방안이 G20(주요20개국) 서울정상회의에 보고된다.24개국의 금융정책당국 최고책임자가 참석하는 금융안정위원회(FSB)는 20일 코엑스에서 총회를 열고 SIFI의 모럴해저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방향에 합의했다고 마리오 드라기 의장이 밝혔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드라기 의장은 “SIFI의 위기대응능력이 강화돼야 하고,만약 SIFI가 위험한 상황이 된다고 하더라도 납세자의 부담이 없이 정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데 회원국들의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FSB는 SIFI에 대한 감독규제를 강화하는 한편,상황에 따라 감독규제가 업데이트될 수 있는 틀을 만들기로 했다.
특히 SIFI에 대해선 위기시 회생계획(Living Will) 준비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각국 감독기관과 금융기관들이 마련할 회생계획에는 △위기에 처한 SIFI가 건전화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들과 △위기회복에 실패한 SIFI가 시장에 대한 영향없이 정리될 수 있는 계획이 담길 것이라고 FSB는 설명했다.
또한 FSB는 SIFI에 대해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요구키로 했다.
이와 관련,드라기 의장은 “초기단계에선 글로벌 SIFI에 더욱 강력한 손실흡수능력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FSB는 SIFI의 선정기준에 대해선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현재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SIFI 선정을 위한 지표를 만들고 있고,다른 기관들도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FSB는 장외파생상품시장(OTC) 규제에 대한 논의에서도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FSB는 OTC 상품 표준화를 추진하는 한편,표준화된 상품을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해 거래하도록 하는 논의를 내년 1월까지 마무리하자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또한 외부신용평가회사(CRA)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각국의 법규정을 개정하고,민간부문에서도 CRA에 대한 의존을 줄이도록 유도키로 했다.
FSB는 또 대표적인 국제회계기준인 IFRS와 US GAAP을 통합하는 단일 회계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참여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키로 했다.
이날 FSB가 합의한 내용들은 22~23일 경주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검토를 거친 후 다음달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금융규제로 확정된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FSB 합의 내용이 국내 금융회사에 미칠 영향과 관련,“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이 강화됐고,글로벌 SIFI에 해당하는 국내은행도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다만 회계기준 통합의 경우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FSB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금융회사 건전성 기준과 감독을 강화하자는 FSB의 논의내용은 우리나라의 금융감독 방향과 일치한다”며 “향후 FSB 논의과정에서 우리나라와 신흥국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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