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일정 사실상 보이콧…지도부 예결위장서 농성 돌입 7시간반 마라톤 의총 불구, ‘제한적’ 투쟁계획 도출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정국 타개를 위한 최종카드로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가 여당의 거부에 부딪히자 즉각 원내외 병행투쟁에 시동을 걸었다.박영선 국민혁신공감위원장 겸 및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와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을 향해 “오늘까지가 시한”이라고 못박으며 수용을 촉구하는 최후 통첩을 날렸으나, 화답을 끌어내지 못했다.
이날 오후 유가족 대표들이 새누리당 이완구 대표와 새정치연합 박 원내대표를 차례로 면담했음에도 협의체 구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여당이 제안을 거부했다”고 규정하고, 여당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의원들은 오전과 저녁 두 번에 걸쳐 약 7시간30분에 동안 마라톤 의총을 열고 ‘강경투쟁’ 기조 속에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백가쟁명식의 토론 끝에 새정치연합은 국회 예결위장을 베이스캠프 삼아 의원들이 대부분 시간을 이 곳에서 농성하되, 장외활동도 병행하는 방안으로 의견을 모았다.
우선 예결위장에서는 26일 오전 10시까지 박 원내대표 및 부대표단이 철야로 농성하며, 이후 예결위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촉구를 위한 대여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는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한다.
이후 투쟁 방침으로는 확정된 것이 없지만, 예결위장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매일 의총을 열고 상임위별·원내 당직자별로 당번을 짜 세미나를 여는 방식 등으로 회의장을 지킬 전망이다.
아울러 장외투쟁으로는 광화문광장,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입원한 시립 동부병원, 청와대 등에서 결의대회를 여는 방안과 해당 장소까지 도보행진을 벌이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단식 등 고전적인 방법을 포함해 당 소속 의원들이 각자 새누리당 의원 한명 씩을 맡아 특별법에 대해 맨투맨 설득하는 방안, 의원들이 사직서를 쓰고 대표에게 이를 위임하는 방안 등의 아이디어도 나왔다.
이 같은 투쟁 방침 속에 분리국감 실시와 별도 입법에 나서지 않게됨에따라 국회 의사일정은 사실상 전면 보이콧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새정치연합이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장외로 나간 것은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댓글작성 의혹 사건과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무단공개를 비판하며 서울광장에 천막당사를 치고 투쟁한 지 약 1년만이다.
당시에는 장외로 나간 지 54일만에 ‘원내외 병행투쟁’을 선언하며 국회로 돌아온 바 있다.
일부에서는 현재 문재인 의원이 광화문광장에서 단식을 7일째 이어가며 농성하고 있고, 많은 의원들이 문 의원을 잇따라 방문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후 장외투쟁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날 새정치연합은 자정을 넘어 모두 40여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발언하며 투쟁방향을 논의했음에도 이날 밤과 다음날 오전 일정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 의원은 “의원들이 중구난방으로 의견을 폈을 뿐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한채 소모적으로 시간만 보냈다”고 불평했다.
의총이 끝난 후 의원들의 얼굴 표정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의총 중간 회의가 늘어지는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화를 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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