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보다 눈길끄는 조연들…후보와 공동운명체될 수도
4·29 재·보궐선거 후보등록이 9일 시작된 가운데 후보들을 도와 표심을 끌어들일 여야의 ‘유세 도우미’들도 진용을 갖췄다.이번 재보선은 국회의원 선거가 4곳 밖에 안돼 규모는 적지만 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아 여야는 비장한 각오로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각각 여야의 수장으로 취임한 뒤 처음 맞붙는 대결이고 향후 자신의 대권 경쟁력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자존심과 정치생명을 걸고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 거물급 정치인들이 선거도우미로 각 지역에 대거 투입돼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어 후보보다도 조연들이 눈길을 끄는 선거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서울 관악을, 정치생명 건 거물들의 대리전 =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만큼 각 후보진영 선거지원에 나선 선거도우미들도 화려하다.
새누리당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달 26일 오신환 후보의 선거대책위 발대식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공동선거대책위원장까지 맡아 오 후보의 선거 유세를 돕고 있다.
2011년 무상급식 논란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난 뒤 약 4년만에 정치행보에 나선 오 전 시장은 이번 선거를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으로 보고 자신의 선거치르듯 적극 임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한 케이블 방송 예능프로그램에서 성황리에 방영됐던 ‘삼시세끼’ 프로그램의 ‘차줌마’ 배우 차승원씨를 연상시키듯 재래시장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떡볶이를 같이 파는 등 서민 속으로 파고들며 선거승리를 견인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호남출신 유권자가 많은 지역구 특성을 감안해 동교동계 인사들의 집중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0일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계기로 본격 선거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또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을 비롯해 김옥두 박양수 이훈평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도 잇따라 선거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정치 일선에서 밀려난 듯했던 동교동계는 이번 재보선 선거에서 야권 후보의 난립으로 야권 후보간 대결이 관심을 끌면서 현실정치의 한 복판으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관악을에서 새정치연합 후보가 초반 부진을 보기좋게 뒤집고 당선될 경우 정치적 영향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 반대의 경우라면 영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동영 후보측은 진보진영 연대방침에 따라 단일화가 성사되면 정의당의 간판인사인 심상정 원내대표, 노회찬 전 대표, 유시민 전 의원 등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정의당도 이같은 방침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서·강화을, ‘충청 표심 아이콘’ vs ‘강화의 딸’ = 새누리당은 이 지역에 충청출신이 많다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한때 충청권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꼽혔던 이인제 최고위원을 투입했다.
또 보수성향이 강하고 안보 이슈에 민감한 지역적 특성도 ‘이인제 카드’가 제격이라는 게 새누리당의 판단이다.
새정치연합에서는 ‘강화의 딸들’이 나섰다.
여당 후보인 안상수 후보가 지역연고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강화 출신인 문 대표의 부인 김정숙씨가 선거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문 대표도 ‘강화의 사위론’을 내세워 표심을 흔들고 있다. 당내 또 한 명의 강화 출신인 故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의원도 선거전에 투입될 예정이다.
제1야당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를 지낸 박영선 의원도 유세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광주 서을, 친박핵심 vs 호남적자의 대결 = 새누리당에서는 친박 핵심인사로 작년 7·30 재보선때 순천·공선에서 당선되며 정치적 기적을 일궈낸 이정현 최고위원이 전면에 나섰다. 야당의 심장부에서 ‘제2의 이정현’을 만들어내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19대 총선 때 바로 이 지역에 출마해 40%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번에 정승 후보를 직접 영입해 후보로 세웠다. 정 후보는 이정현 최고위원의 ‘예산폭탄’ 구호를 벤치마킹한 ‘예산불독’을 내세우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동교동계를 전면 배치해 안방사수에 나섰다.
이 지역은 야당의 심장부이지만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새정치연합을 탈당, 독자 출마하면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미워도 다시한번’을 외치며 호남민심에 읍소하고 있다. 권노갑 상임위원 등 동교동계 핵심인사들이 9일 광주를 방문, 조영택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단기필마 신세인 무소속 천 후보는 개인적 지명도를 바탕으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경기 성남중원, 운동권 선후배의 대리전 = 새누리당에서는 김문수 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 신상진 후보를 발벗고 나서 돕고 있다.
신 후보는 젊은 시절 노동운동을 했던 김 위원장의 운동권 후배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전대협 의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인 오영식 최고위원가 선거지원 총책을 맡았다. 이 지역도 호남 출신 유권자 비중이 높아 동교동계의 구원 등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이미 이 지역을 방문한 바 있고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적극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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