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반발 속 더딘진행…부대변인 인선도 지지부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본인이 철석같이 약속한 ‘탕평인사’의 틀에 갇혀 취임 한달이 넘도록 당직 인선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특히 민감한 당직을 인선할 때마다 비노그룹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부대변인단 인선을 두고는 계파간 힘겨루기가 불거지는 등 살얼음판 상황전개가 계속되면서 문 대표의 발걸음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물론 이제까지는 무난한 탕평 인선을 해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문 대표는 9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지도부 출범 후 한달간 국민이 명령한 단합과 혁신을 수행했고, 대화합 인사로 단합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자평하면서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 대한 진심만 갖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투명한 공천기구와 공천혁신추진단 등을 설치하는 등 혁신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며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일신하고자 노력했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기구도 곧 출범시키겠다”면서 당의 정비를 마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다만 지도부의 이런 바람과는 달리, 일각에서는 남은 인선에서 잡음이 생겨 전열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부대변인단 인선을 두고는 최고위원들이 자신과 가까운 인사를 임명하려 하면서 팽팽한 의견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도부의 ‘내려꽂기’ 시도 탓에 시간을 허송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지도부는 부대변인단을 5명 안팎으로 구성한다는 원칙 속에 현직 부대변인들을 포함, 각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
후보군으로는 한정우 전 문재인 전대캠프 공보팀장, 김한길 전 대표와 함께 일한 김희경 전 대표 비서실 부실장, 오영식 최고위원 전대캠프에서 일한 강선아 전 서울시당 대변인, 전병헌 최고위원 보좌관 출신인 강희용 전 서울시의원, 시민사회 출신 윤성희씨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자기 사람을 챙기려 하면서 인선이 계속 미뤄지는 것”이라며 “지도부가 첫단추는 잘 끼웠지만, 뒤로 갈수록 계파간 안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년 총선 공천제도 개혁을 주도할 공천혁신추진단장 등을 두고도 최고위원 사이에서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총선 1년 전인 4월까지 공천제도를 확정하기로 한 만큼, 서둘러 혁신단장을 임명해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 대표 측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최대한 갈등을 노출시키지 않고 인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문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이 공천혁신단장으로, 최재성 의원이 네트워크정당추진단장으로 추천돼 있다”며 “추천된 인사가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충분한 대화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부 수혈로 가닥을 잡은 윤리심판원장, 문 대표가 각별한 애정을 가진 홍보기획위원장 등의 인선도 미뤄지고 있어, 야당의 인재난을 여실히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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