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총장상 받은 이주여성 석사 팜티프엉씨

건국대 총장상 받은 이주여성 석사 팜티프엉씨

입력 2014-08-26 00:00
수정 2014-08-2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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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고생하며 공부한 보람이 있네요. 외국인으로서 한국어로 공부하기가 어려웠지만 정말 기쁩니다.”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팜티프엉(36) 씨는 지난 22일 건국대학교 2014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총장상을 받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2012년 3월 충북 충주에 있는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의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에 입학해 2년 6개월 만에 석사학위를 따고 졸업했다. 그는 우수한 학업성적과 각종 사회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단 한 명에게 돌아가는 총장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학위 취득과 총장상 수상의 공을 남편에게 돌렸다. “공부하는 동안 남편이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남편도 직장에서 일하고 피곤할텐데도 퇴근하고 아이를 늘 돌봐줘서 제가 편하게 공부할 수 있게 해줬죠. 이번에 졸업하면서 상도 받으니까 남편도 아이도 자랑스러워해서 더 좋았습니다.”

그는 12년 전인 2002년 베트남 하노이에 파견 근무를 나온 남편과 우연히 만나 3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그리고 2007년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와 충북 음성에서 일곱 살 딸아이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2년 전에는 한국 국적으로 귀화도 했다.

베트남에서 무역 관련 전공으로 대학교를 졸업한 그가 한국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게 된 건 자신과 같은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지역의 종합복지관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한국 사회에 점차 적응이 되면서부터는 베트남 출신의 다른 이주여성들과 함께 자조모임을 만들어 양로원, 장애인 가정 등에 자원봉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국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과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그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공부였기에 낮에는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루하루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제가 뛰어난 능력은 없지만, 열심히 했어요. 좋아하고 원하는 것이라서 힘든 줄도 모르고 했죠. 외국어(한국어)로 배우는 거니까 수업에 잘 못 따라갈까봐 미리 책을 보고 학교 갔다와서는 복습을 하는 식으로 꾸준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어요.”

그는 3년 전인 2011년부터 삼성이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해 설립한 사회적기업 ‘글로벌투게더음성’에서 일하고 있다. 글로벌투게더음성이 결혼이주여성들을 고용해 운영하는 ‘카페 이음’에서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사회공헌사업을 집행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또 음성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베트남어 통역도 한다.

그는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면서 일을 하는 데에도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전에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상담할 때에도 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몰랐고,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도 몰랐는데, 학교에서 배우면서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됐고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닫게 됐어요. 현장 실습도 갔는데, 어려운 가정을 방문하면서 이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죠.”

그는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공무원이 돼서 외국인 관련 분야를 담당하면서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 이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고요. 그리고 아직도 다문화와 관련해서 한국사회에 편견이 많고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 왕따를 당하고 무시당하고 그런 게 있잖아요. 내가 더 열심히 배우고 사회에서 인정받으면 다문화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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