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국토대장정 144명 청춘과 동행

태풍이 지나간 후 맑게 갠 하늘 아래로 대원들의 행렬이 지나가고 있다.

힘든 여정을 보내고 있는 대원들이지만 표정에서는 힘든 기색을 찾을 수 없다. 그들은 가장 아름다운 시절인 ‘청춘’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폭우가 쏟아질 때도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도 대장정 행렬에서는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았다. 이성 친구 이야기부터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걷는 동안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었다.

한 대원이 휴식시간 동안 화끈거리는 물집투성이 발을 식히고 있다.

한 대원이 발에 난 물집을 치료하고 있다.

원들의 다리가 햇빛에 검게 그을려 양말로 가려진 부분과 확연히 대조되고 있다.

배낭에 매달린 슬리퍼가 덜렁거리며 주인을 따라가고 있다.

전날 급하게 빤 빨래가 다 마르지 않자 대원들이 배낭에 빨래를 매달고 도보를 이어가고 있다.

롤링페이퍼로 변한 한 대원의 조끼에는 동료 대원들의 진한 메시지들이 남겨져 있다.
대원들 중에는 대장정을 스펙 쌓기의 일환으로 생각해서 참가한 경우도 있었다. 한남대 이재열 대원은 방학 동안 계획했던 외국어 공부, 공모전 준비 그리고 12시간씩 하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잠시 접어 두고 참가했다. “처음에는 대장정 또한 스펙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이 대원은 말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600㎞ 가까이 되는 거리를 걷는 것이 오히려 ‘삶의 쉼표’가 됐다고 말하는 것이 요즘 청춘이다. 잠깐의 휴식에도 뒤처짐을 걱정해야만 했던 대원들에게 이번 대장정이 한 줄의 스펙보다 더 큰 의미로 기억될 것 같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018-07-2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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