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토끼/질 트위스 글·EG 켈러 그림/김지은 옮김/비룡소/32쪽/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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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정원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던 토끼 말런 분도는 우연히 갈색 토끼 웨슬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둘은 결혼을 결심하고 모든 동물 친구에게 선언하는데, ‘수컷끼리는 결혼할 수 없다’는 두목 벌레 ‘구린내 킁킁이’의 강력한 제지를 받는다. 과연 이 커플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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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사랑에 빠진 토끼’는 동성결혼 이슈를 다뤘다는 점에서 어린이 책치고 꽤 묵직하다. 거기에 토끼 말런이 다름 아닌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네 토끼라는 데서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펜스 부통령은 성소수자를 치료의 대상으로 보고 이성애자로 바꾸려는 ‘전환 치료’를 지원한 전력으로 거센 비판을 받아 온 인물이다.
‘사랑에 빠진 토끼’는 미국 유명 시사 풍자 쇼 ‘라스트 위크 투나이트’ 진행자 존 올리버와 같은 팀 방송작가 질 트위스가 펜스 부통령 가족이 낸 그림책을 패러디해 펴낸 책이다. 펜스 부통령의 아내 캐런과 딸 샬럿은 ‘미국 부통령의 토끼 말런 분도의 하루’를 그림책으로 펴낸 바 있다. 말런은 ‘미합중국의 토끼’로 불리는 ‘유명인사’다. 그 덕인지 ‘사랑에 빠진 토끼’는 지난 3월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왜 수컷 토끼들끼리는 결혼하지 못해? 그럼 그렇게 말하는 두목을 바꾸면 되잖아!”라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 “나는 너 없이는 단 한 발짝도 더 뛰고 싶지 않아”, “나도 너 없이 다시는 깡충깡충 뛰고 싶지 않아” 같은 더없이 달콤한 프러포즈의 말까지. 무거운 이야기를 경쾌하게 풀어내는 솜씨가 기막힌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8-11-16 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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