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주빈국 인도 소설가 다르마라잔 인터뷰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인도와 한국이 서로 이해하는데 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지난 19일 개막한 서울국제도서전 참석차 방한한 인도의 아동문학가 지타 다르마라잔(Geeta Dharmarajan·64)은 20일 “인터넷으로 세계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데 서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책이 한국과 인도 어린이들이 서로 이해하는 데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책에는 문화가 담겨 있어요. 한국과 인도의 문화가 많이 다르지만 책을 통해 서로 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요. 한두 번 읽어서는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할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작품을 읽으면 서로 다른 부분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어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내 인도관에서 이날 기자와 만난 그는 “이야기가 양국을 이어주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일 열린 ‘스토리텔링’ 행사에서 한국 아이들에게 자신의 책을 소개했는데 “인도 아이들과 똑같이 반응했다”면서 “서로 언어를 몰라도 같은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도서전의 주빈국인 인도를 대표하는 작가로 도서전 행사에 참여한 다르마라잔은 인도의 저명한 아동문학가 중 한 명이다.
38권이 넘는 아동책을 펴냈으며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1988년 ‘카타(Katha)’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작가를 꿈꿨던 그는 인도의 많은 아이가 글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카타’를 세웠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그는 “사랑을 담아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어요. 25년 전 많은 인도 아이들이 글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글을 쓰게 됐어요. 먼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줘요. 이야기를 들은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 그때 글을 가르칩니다.”
이렇게 해서 글을 배운 인도 아이가 8만 명에 이른다고 했다.
다르마라잔은 “한국에 인도의 대문호 타고르의 작품만 알려져 있어 아쉽다”면서 “인도에는 좋은 작가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인도 문학은 환상적이에요. 인도에는 400여 개의 언어가 있고 문자도 100개가 넘어요. 시, 소설 등 다양한 문학이 발전해 있고 여러 언어로 쓰인 좋은 작품이 많아요. 인도 책을 한국 아이들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인도 아이들에게 한국 책을 소개하고 싶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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