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애니메이션으로 ‘기생충’ 제치고 새 역사 “주변 반응 냉소적…실패 안 할 확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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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 오브 킹스’를 연출한 장성호 감독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년이 걸린 영화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06.24 김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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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 오브 킹스’를 연출한 장성호 감독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년이 걸린 영화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06.24 김종선 기자
“10년 전으로 돌아가면 제발 시작하지 말라고 해주고 싶네요. 그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예수의 생애를 그린 영화 ‘킹 오브 킹스’로 K-애니메이션의 새 역사를 쓴 장성호 감독은 지난달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화 제작에 무려 10년의 시간을 쏟았다는 장 감독은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며 소회를 털어놨다.
장 감독이 연출한 킹 오브 킹스는 올해 4월 미국에서 극장 매출액 6000만 달러(약 815억원)를 돌파해 할리우드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 영화로 기록됐다. 영화 ‘명량’, ‘해운대’, ‘무빙’ 등에서 시각특수효과(VFX)를 맡았던 그는 이 작품으로 감독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10년 전만 해도 북미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공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지만, 장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처음 작품 제작을 다짐했던 때를 묻자 장 감독은 “주변 반응은 냉소적이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예수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에 다들 ‘그걸 왜 하냐’는 반응이었다”면서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계획은 그저 망상처럼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영화 제작에 대한 지인들의 반대에도 장 감독이 이 프로젝트를 밀어붙인 건 다름 아닌 지식재산권(IP) 문제 때문이었다. 그는 “해외 자본이 조금이라도 투입되면 저작권을 다 잃게 되기 때문에, 국내 자본으로 완성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무모한 도전임을 알면서도 용기를 냈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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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 오브 킹스’의 주인공 예수. 공식 티저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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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 오브 킹스’의 주인공 예수. 공식 티저영상 캡쳐.
토종 애니메이션 영화로 성공하겠다고 마음먹은 장 감독에게 가장 큰 난관은 ‘자금’이었다. 기독교 소재의 흥행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 초기 투자에 어려움을 겪었다. 힘들게 자금이 구해지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떨어지면 중단하길 반복했다. 중간에 닥친 코로나19도 큰 위기로 작용했다.
숱한 역경을 겪은 장 감독은 ‘실패하지 않을 확신’을 갖고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예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라 불린다”며 “스타성을 가진 만큼 완성도 있게만 만든다면 외면받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계에 오래 몸담으며 인맥을 쌓아온 장 감독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영화 ‘암살’, ‘1987’에 참여한 김우형 촬영감독과 ‘파묘’의 김태성 음악감독이 작품에 합류했다. 캐스팅의 경우 디즈니에서 16년간 일한 제이미 토마슨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캐스팅 디렉터로서 오스카 아이작, 우마 서먼, 피어스 브로스넌 같은 명배우들을 섭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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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시장에서 K-애니메이션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장성호 감독이 웃음을 보이고 있다. 2025. 06. 24 이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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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시장에서 K-애니메이션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장성호 감독이 웃음을 보이고 있다. 2025. 06. 24 이천 인턴기자
장 감독은 10년의 장고 끝에 북미시장에서의 성공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킹 오브 킹스’는 북미 개봉 17일 만에 흥행 누적 수익 5천451만 달러를 돌파하며 ‘기생충’을 넘고 북미 박스오피스 한국 영화 역대 1위로 올라섰다. 북미에서의 좋은 반응과 성적에 힘입어 ‘킹 오브 킹스’는 전 세계 120개국 개봉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16일 한국 개봉을 앞둔 장 감독은 “우리나라에 반기독교적인 정서가 심한 것은 큰 고민이었다”면서도 “비기독교인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굉장히 신경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보편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영화이므로 꼭 극장에서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종선 기자 김용덕·이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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