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5천만원 하피첩, 내년 2월 국립민속박물관서 본다

7억5천만원 하피첩, 내년 2월 국립민속박물관서 본다

입력 2015-10-13 14:15
수정 2015-10-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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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공개회서 소장 과정, 보존처리 방향 설명

지난 9월 서울옥션 고서경매에서 보물 고서적 18점 가운데 최고가인 7억5천만원에 낙찰된 ‘정약용 필적 하피첩’의 새로운 주인은 국립민속박물관으로 밝혀졌다.

박물관 측은 보존처리를 마친 뒤 내년 2월께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하피첩을 일반에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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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필적 하피첩’ 언론 공개
’정약용 필적 하피첩’ 언론 공개 지난 9월 서울옥션 고서경매에서 7억5천만원에 낙찰된 정약용 필적 하피첩의 새로운 주인인 국립민속박물관이 13일 박물관 영상채널 스튜디오에서 하피첩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보물 제1683-2호로 지정된 하피첩(霞<被, 옷의 변 대신 수건건 변>帖)은 다산 정약용(1762∼1836)이 1810년 귀양지인 전남 강진에서 부인이 보내준 치맛감에 아들을 위해 쓴 편지를 모은 것이다. 박물관 측은 보존처리를 마친 뒤 내년 2월께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하피첩을 일반에 선보일 계획이다.
연합뉴스
보물 ’정약용 필적 하피첩’ 언론 공개
보물 ’정약용 필적 하피첩’ 언론 공개 지난 9월 서울옥션 고서경매에서 7억5천만원에 낙찰된 정약용 필적 하피첩의 새로운 주인인 국립민속박물관이 13일 박물관 영상채널 스튜디오에서 하피첩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보물 제1683-2호로 지정된 하피첩(霞<被, 옷의 변 대신 수건건 변>帖)은 다산 정약용(1762∼1836)이 1810년 귀양지인 전남 강진에서 부인이 보내준 치맛감에 아들을 위해 쓴 편지를 모은 것이다. 박물관 측은 보존처리를 마친 뒤 내년 2월께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하피첩을 일반에 선보일 계획이다.
연합뉴스


국립민속박물관은 13일 박물관 영상채널 스튜디오에서 하피첩을 언론에 공개하고 소장 과정과 보존처리 방향을 설명했다.

보물 제1683-2호로 지정된 하피첩(霞<被, 옷의 변 대신 수건건 변>帖)은 다산 정약용(1762∼1836)이 1810년 귀양지인 전남 강진에서 부인이 보내준 치맛감에 아들을 위해 쓴 편지를 모은 것이다.

하피첩은 정약용의 후손들이 소유하고 있다가 한국전쟁 당시 잃어버려 행방이 묘연했으나 폐지를 줍는 할머니의 손수레에서 발견돼 2006년 TV 프로그램에 홀연히 등장했다. 이후 김민영 전 부산저축은행장의 손에 들어갔다가 지난 경매를 통해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이 됐다.

다산은 하피첩에서 학연과 학유, 두 아들에게 선비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남에게 베푸는 삶의 가치, 삶을 넉넉하게 하고 가난을 구제하는 방법에 대해 서술했다.

그는 하피첩 서문에서 “병든 아내 낡은 치마를 보내, 천리 먼 길 애틋한 마음 부쳤네. 오랜 세월에 붉은빛 이미 바래니, 늘그막에 서글픈 생각뿐이네. 마름질하여 작은 서첩을 만들어서, 자식들 일깨우는 글귀를 써 보았네. 부디 어버이 마음 잘 헤아려서, 평생토록 가슴 깊이 새겨 두기를”이라며 가족을 향한 애틋함과 부정(父情)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오직 두 글자의 신부(神符, 절대적인 믿음)가 있어 삶을 넉넉히 하고 가난을 구제할 수 있기에 이제 너희들에게 주노니 너희는 소홀히 여기지 마라. 한 글자는 ‘근’(勤)이고, 또 한 글자는 ‘검’(儉)이다”라며 성실하고 검소하게 살라고 조언했다.

박물관은 보물 제1683-1호로 다산이 강진 다산초당에서 주변에 있는 네 가지 경물에 대해 읊은 ‘정약용 행초 다산사경첩(茶山四景帖)’과 비교하면 하피첩의 특징이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사경첩에 견줘 하피첩은 글씨를 정성껏 쓴 흔적이 역력하고 서첩을 만드는 데도 더 많은 공력이 들어갔다고 박물관은 평가했다.

하피첩은 크기가 각각 가로 14.4∼15.6㎝, 세로 24.2∼24.9㎝, 두께 2.0㎝이다. 치맛감과 종이를 절반씩 사용해 책을 만들었으며, 본래 네 첩이었으나 하나는 사라지고 세 첩만 전한다.

그중 한 첩의 표지는 박쥐와 구름 문양으로 장식된 푸른 종이이며, 나머지 두 첩은 미색 종이로 돼 있다. 세 첩 모두 표지 안쪽에 붉은색 면지를 사용했다.

치맛감은 비단 재질로 바느질했던 흔적이 있으며, 옅은 갈색으로 변한 상태다. 제작한 이후에 한 번도 개장(改裝)하지 않아 19세기 초반의 제본 양식과 종이, 장식 등을 알 수 있다.

다만 곰팡이와 얼룩이 군데군데 있고 접착했던 부분이 들뜨는 등 다소 훼손돼 보존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먼저 살충처리를 한 뒤 직물의 염료를 규명할 방침이다. 복원 시에는 원본과 가장 유사한 종이와 전통적인 접착제인 소맥 전분풀을 쓰고, 오동나무 상자를 만들어 보관할 예정이다.

또 하피첩의 내용을 전부 한글로 번역해 공개할 계획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하피첩은 부모의 절절한 마음을 담은 유물이라는 점에서 미술사는 물론 생활문화사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 구매했다”면서”전시와 활용 방법에 대해 다각도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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