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처럼 뜨려면”…뉴미디어 공략하는 가요계

“허니버터칩처럼 뜨려면”…뉴미디어 공략하는 가요계

입력 2015-07-27 07:28
수정 2015-07-2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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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3.0 시대, 인터넷 방송·모바일 앱 등 홍보채널 다각화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전파력이 강한 인터넷 방송과 모바일 앱 등 뉴미디어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지상파와 케이블채널 등 방송이 홍보의 거점이었지만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맞춰 인터넷 및 모바일 미디어와 손잡고 홍보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미 가요계는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직캠’으로 화제가 되며 음원차트 및 가요 프로그램 1위를 하고 대세 걸그룹으로 급부상하는 사례를 목격했다.

백아연의 ‘이럴거면 그러지말지’가 음원차트 역주행을 하며 1위를 찍고, 마마무의 ‘음오아예’가 히트한 것도 뉴미디어 활용이 효과적이었다는 업계의 평가도 나온다.

음반기획사들은 이제 컴백 방송이나 언론 쇼케이스에 앞서 포털사이트 네이버 생중계를 통해 첫 무대를 선보이고, 씨스타·걸스데이·에이오에이(AOA) 등의 스타들이 유명 BJ(브로드캐스팅 자키)가 진행하는 아프리카TV에 출연하는 것도 ‘필수 코스’가 됐다.

이는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이례적인 현상. 미디어의 흐름에 민감한 가요계가 막강한 전파력과 파급력의 뉴미디어를 마케팅의 새로운 대안으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 인터넷 방송과 손잡고 모바일 콘텐츠 출연하고

윤종신이 대표 프로듀서인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와 합작 벤처 ‘프릭’을 설립해 콘텐츠를 제작 및 유통하고 BJ 등의 창작자와 스타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윤종신은 “창작물이 많은 사람에게 반응을 얻으려면 방송사에 캐스팅돼야 하는 등 너무나 어려운 과정을 거친다”며 “아프리카TV는 1인 창작자가 만들면 그 창작물이 자연스럽게 트래픽으로 피드백을 받아 순위가 정해진다. 이 생태계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씨스타, 케이윌 등이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도 아프리카TV에 ‘스타쉽 TV’를 개국했다.

실시간 참여형 미디어인 아프리카TV에서 기존 방송에선 보여줄 수 없었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팬들과 호흡하겠다는 취지다. 스타쉽 가수들은 직접 BJ가 돼 정기적으로 방송하거나, 유명 BJ와 함께 토크를 하고 라이브를 선보인다.

네이버가 내달 모바일 앱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스타의 1인 방송 ‘V’(브이)에도 빅뱅, 인피니트, 카라, 걸스데이 등 23개 팀이 참여를 확정했다.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로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타들의 일상과 다양한 모습을 생생한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동영상 주축의 콘텐츠 큐레이션 앱인 몬캐스트와 피키캐스트를 활용하는 스타들도 다수다.

’촉’이 좋은 기획사들은 몬캐스트가 제작하는 음악 콘텐츠 ‘세로 라이브’와 콩트 형식의 예능 콘텐츠 ‘스낵 비디오’에 가수들을 발 빠르게 출연시키고 있다. ‘세로 라이브’에는 백아연이, ‘스낵 비디오’에는 이승철, 2PM, 정준영, 빅스의 켄 등이 출연했다.

이 영상들은 몬캐스트 앱과 구독자 수가 많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함께 게재되는데 모바일과 소셜 미디어 기반을 활용한 만큼 총 조회수 100만 건을 넘긴다.

MBC TV ‘무한도전’ 출연으로 화제인 밴드 혁오도 피키캐스트 음악 콘텐츠 ‘피키 라이브’에 출연했다. 이들의 인터뷰는 움짤(텍스트를 입힌 움직이는 이미지)로 제작돼 재미를 더했다.

피키캐스트의 박성민 이사는 “아이돌 그룹 등 스타들이 컴백할 때 컬래버레이션(협업) 제안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 주체적인 콘텐츠 생산…뉴미디어 세대 선택이 곧 파워

이 같은 현상은 미디어 환경이 방송에서 PC, 모바일로 중심 이동을 하자 뉴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에 발맞춰 콘텐츠를 노출하는 전략이다.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서 이슈가 되려면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씨스타의 소속사 서현주 이사는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존 홍보 채널에서 확장해야 하는 니즈(Needs)가 생겨났다”며 “특히 ‘1인 미디어 시대’에 맞춰 라이브 소셜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를 타겟팅하려면 앞으로 아이돌 뿐 아니라 방송 노출 기회가 적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도 이러한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기획사들은 뉴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주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방송사의 의도대로 편집된 콘텐츠가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담은 콘텐츠 노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기반에선 기존 방송사가 해온 것과 다른 패러다임의 기획도 가능하다.

윤종신은 “아프리카TV는 창작자의 창의성을 보이기 가장 간편한 플랫폼”이라며 “제한없는 자유로운 창작 공간이어서 빠르게 변하는 음악 시장에서 고민 해결을 위한 최적의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몬캐스트에 베스티TV 채널을 열었던 베스티의 소속사 최승순 실장도 “베스티TV에서 멤버들이 3~4분짜리 영상을 직접 찍어 올렸다”며 “제약이 많은 방송과 달리 한층 다채로운 테마와 친근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필요한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소비하는 뉴미디어 세대의 ‘초이스’가 곧 영향력으로 이어지는 시대란 점에 주목한 것이다. 모바일 앱과 SNS에서의 반향은 이미 음원차트에도 큰 영향을 줬다.

홍보 전문 회사 포츈의 이진영 대표는 “과거 방송이 권력이었다면 미디어 3.0 시대가 열리면서 뉴미디어 소비자들의 선택이 힘을 갖는 ‘권력 이동’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몬캐스트의 김홍기 이사도 “허니버터칩은 지난해 지상파 광고를 안했지만 국민 ‘레어템’(’레어 아이템’의 합성어로 희귀한 물건이란 뜻)이 됐다”며 “이는 소셜 미디어 기반에서 일어난 현상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허니버터칩처럼 띄우는 고민이 큰 만큼 그와 같은 사례가 잇달아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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