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지에 닿은 35만자 경계없는 신앙의 글자

삼베지에 닿은 35만자 경계없는 신앙의 글자

입력 2012-11-10 00:00
수정 2012-11-1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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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당 여원구 ‘3교 성서전’

20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구당 여원구(80) 선생의 개인전 ‘3교 성서전’(三敎 聖書展)이 열린다. 8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에서 구당 선생은 불교, 유교, 기독교 경전 전문을 옮겨둔 작품을 공개했다. 출품된 작품의 글자 수만 헤아려도 35만자에 이르는 분량이다.

가령 유교에서는 ‘논어’ 전문 1만 5937자를 해서체로 10폭 병풍에다 썼다. 불교에서는 7만자에 이르는 ‘법화경’ 전문을 서체만 달리해 두번 연달아 썼다. 기독교에서는 국한문 혼용으로 6폭짜리 병풍에다 마태복음 가운데 산상수훈 대목 4445자를 옮겨 뒀다. 이외에도 각종 경전에서 나오는 좋은 문구를 따내 별도의 소품들도 70여점을 만들었다. 이 소품들은 엄격한 형식에 매이기보다 글자의 뜻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구성하고, 글자 옆에다 나름의 자세한 설명도 달았다. 경전에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오라는 의미다. 구당 선생은 “세 종교가 바탕에서는 똑같다는 생각에서 기교를 배제한 채 경건하게 써 나갔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전시작들은 모두 화선지가 아니라 닥지나 삼베지에다 썼다. 화선지에 비해 먹을 빨아들이는 흡수력이 떨어져 작업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만, 그만큼 독특한 느낌을 주는 데다 보존성이 뛰어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02)720-1161~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2-11-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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