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연준 금리 조정 때의 시장 반응 분석해 경고
미국 금리가 오르기 시작해도 시장 충격이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연방준비제도(연준) 지도부가 계속 강조하지만, 지난 20년의 추이는 그렇지 않다고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이 경고했다.도이체방크의 조제프 라보르냐와 브렛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금리를 올렸던 1994년과 그 이후 여러 차례의 통화 기조 변경 때의 시장 반응을 추적해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분석에 의하면 1994년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250베이시스포인트(1bp=0.01%) 올렸을 때,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03bp 상승했다.
연준은 2%이던 연방기금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려 그 이듬해에 6%가 됐다.
당시 금리 인상 시작은 전격적으로 이뤄졌으며 그 와중에 멕시코 외환 위기도 터졌다.
이어 1999년에도 6월에 금리 인상이 시작됐으며, 그해 10년 물 수익률은 179bp 상승했다.
반면, 2003년에는 연방기금 금리가 3분기에 1%포인트 이상 뛰었지만, 10년 물 수익률 상승은 43bp에 그쳤다.
그때는 연준이 시장과 소통하면서 금리 인상에 착수해 수익률이 소폭 상승하는데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1996년 1월 연방기금 금리가 인하됐을 때도 10년 물 수익률은 85bp 상승했다. 당시는 경제가 호조를 보여, 시장이 더 큰 폭의 인하를 예상했기 때문으로 도이체방크는 지적했다.
라보르냐와 라이언은 “과거 추이로 볼 때, (연준의 통화 기조 변경에) 미 국채 수익률이 빠르게, 큰 폭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런 기간이 “통상적으로 2개월이 채 못된다”면서 따라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우려는 너무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IMF의 호세 비날스 통화·자본시장국장은 지난 15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 회견에서 “연준 금리 인상 때, 미 국채 10년 물 수익률이 갑자기 1%포인트 급등하는 것도 상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지난 9일 워싱턴DC의 애틀랜틱 카운슬 회동 연설에서 “연준 금리 인상 때,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신흥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보르냐와 라이언은 연방기금 금리 전망에서 연준과 시장이 여전히 차이를 보이는 점도 우려했다.
두 사람은 연준 지도부의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가 2016년 말까지 연방기금 금리가 1.875%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것이 앞서 수치보다는 떨어졌지만, 시장 예상보다 여전히 웃돈다고 경고했다.
시장이 느긋하므로 금리 인상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두 사람은 또 유사시 시장 유동성이 부족한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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