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2년 러시아서 초연된 고전발레 명작…각양각색 변형 잇따라
고전발레 팬들에게 12월은 ‘호두까기 인형’을 보는 달이다.차이콥스키가 곡을 쓰고, 전설적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가 안무해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매년 연말이면 지금도 세계 주요 대도시의 공연장에서 빠짐없이 공연되는 스테디셀러다.
올해 미국 뉴욕에서는 무려 10여 편의 ‘호두까기 인형’이 각양각색으로 무대에 오른다. 그중에는 안무와 구성을 파격적으로 변형시킨 작품도 있어 뉴욕의 다양성을 실감케 하고 있다.
독일 작가 E.T.A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토대로 한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과자의 나라를 여행하는 줄거리다.
동화같은 이야기여서 온 가족이 함께 보는 발레 작품이 됐다.
원형에 가장 가까운 것은 뉴욕의 대표적 발레단인 ‘뉴욕 시티 발레’의 작품으로 1954년 조지 발란신이 안무했던 버전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링컨센터에서 공연되는 올해의 작품에 대해 “연극적 요소가 더해지는 등 매년 되풀이되지만 충분히 볼만 하다”고 평했다.
뉴욕서 활동하는 ‘모스크바 발레’의 작품은 비슷하지만 한결 러시아 풍이다.
러시아 출신 무용수가 주역으로 등장하고, ‘꽃의 왈츠’가 펼쳐지는 무대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테르호프 궁전의 정원을 본떠 꾸몄다고 한다.
‘컴퍼니 XIV’가 선보이는 작품은 완전히 분위기를 바꾼 ‘성인용’이다.
제목부터 ‘호두까기 인형 루쥬’이고 노출이 많은 의상, 관능적 춤동작, 어두컴컴한 조명 때문에 외설적 버전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게다가 이 작품은 16세 미만에게는 관람 불가다.
미국적 색채를 가미한 경우도 적지 않다.
‘맨해튼 유스 발레’의 작품에서는 ‘마더진저와 봉봉과자의 춤’에서 마더진저 대신 자유의 여신상이 등장하고, 그 아래에서 나오는 10명의 소년과 소녀가 이민자로 구성됐다.
‘스태튼 아일랜드 발레’의 작품에서는 주인공 클라라의 아버지가 흑인이다.
미국의 유명 현대무용단인 마크 모리스 댄스그룹은 ‘더 하드 넛’으로 작품명으로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다.
원래 ‘눈송이 왈츠’는 순백의 튀튀를 입은 무용수들의 군무가 압권인데, 이 작품에서는 무용수들이 직접 ‘반짝이 가루’를 공중에 뿌리면서 춤을 춰 색다르고 화려한 장면을 연출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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