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 공격 확인…“용의자는 2월 난민으로 입국한 이주민”
독일 경찰이 19일(현지시간) 밤 베를린 번화가에서 발생한 대형트럭 돌진사건을 테러로 간주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AP, dpa통신 등에 따르면 베를린 경찰은 20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우리 수사관들은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시장에 있던 관중을 향해 트럭이 고의로 돌진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테러 공격으로 의심되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상당히 빠르게, 필요한 주의를 모두 쏟아가며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건은 전날 오후 8시14분께 발생했다.
철물을 실은 19t짜리 트럭 한 대가 베를린 서부의 번화가인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의 크리스마스 시장에 돌진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수사 당국은 달아난 남성 용의자 1명을 현장에서 1.5㎞ 정도 떨어진 전승기념탑 근처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dpa통신은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용의자가 올해 2월에 독일에 난민으로 입국한 이주자이며 국적이 아프가니스탄 또는 파키스탄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신문 디벨트는 용의자가 파키스탄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폴란드 차량으로 확인된 범행 트럭의 조수석에서는 폴란드 남성의 시신 1구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 폴란드인이 트럭의 돌진 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고 체포된 용의자에게 살해된 뒤 트럭을 빼앗겼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용의자에게 공범이 있는지, 외부단체의 지원을 받았는지를 캐묻는 한편 범행동기를 파악하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다수 대형테러의 사례와 달리 아직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올해 7월 14일 프랑스 니스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대형트럭 돌진 사건을 빼닮아 주목을 받고 있다.
용의자로부터 극단주의 무장세력과의 연계성 또는 자체 급진화가 확인된다면 독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작년에 난민 89만여명을 수용한 독일에서는 올해 빈발한 이주자들의 폭력사태 때문에 반이민 정서가 고조된 상황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건이 테러와 정치 격변으로 흔들리는 유럽 대륙의 안정성을 지지하는 닻과도 같은 독일을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독일에서 이민자를 향한 분위기를 더 악화할 것이며 안보에 대한 독일인들과 독일 당국의 생각을 급격하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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