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더 죽이고 싶었다”고 덧붙여…“로봇 사용은 윤리적 딜레마 아냐” 정당성 옹호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시에서 매복 조준사격으로 경관 5명을 살해한 저격범 마이카 제이비어 존슨(25)은 경찰과 대치 중 자신의 범행으로 몇 명의 경관이 숨졌는지를 물었다고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국장이 밝혔다.지역지 댈러스 모닝 뉴스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운 국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대치 중 경찰과 체포 협상을 하던 존슨이 경찰에게 몇 명의 경관이 죽었는지를 물었고 경관을 더 살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브라운 국장은 “범인이 망상에 사로잡혀 경관 살해에 몰두했다”고 했다.
루이지애나, 미네소타 주에서 각각 경관에 희생된 흑인을 추모하고 경찰에 항의하는 평화시위 도중 발생한 존슨의 매복 저격으로 경관 5명이 사망했다. 부상 경관은 애초 7명이었으나 9명으로 늘었다고 브라운 국장은 덧붙였다.
또 아들을 보호하려던 어머니를 포함해 민간인 2명도 다쳤다.
브라운 국장은 존슨의 총격 직후 11명의 경관이 응사했고, 이들 중 2명은 폭탄으로 대응했다고 소개했다.
경찰은 총격 현장 주변 건물로 숨어든 존슨을 추격해 검거에 돌입했고, 협상에 실패하자 폭탄을 장착한 원격 조종 로봇을 투입해 주차장이 아닌 커뮤니티 칼리지 건물 2층에서 존슨을 없앴다.
CNN 방송은 숨진 존슨의 주변에서 총기 3정이 발견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은 존슨이 숨지기 직전 벽에 피로 쓴 ‘RB’란 단어의 의미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그의 집에서 발견한 폭발물 제조물질과 소총, 탄창, 개인 전술 교본 등을 토대로 존슨이 경찰에 얼마나 더 큰 타격을 줄 사건을 기도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브라운 국장은 존슨을 없앨 때 사용한 로봇은 2008년 15만1천 달러(약 1억7천346만 원)에 샀고, 지금도 작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은 자국 경찰국 중 최초로 댈러스 경찰국이 폭탄 장착 로봇을 사용했다면서 군대처럼 경찰이 중무장화하는 것에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브라운 국장은 “저격범은 이미 많은 경관을 살해했다”면서 “로봇 투입은 내겐 전혀 윤리적인 딜레마가 아니었고 그 상황이 또 오더라도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경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장비도 사용할 수 있다”며 로봇 사용을 옹호했다.
댈러스 경찰국은 총격 당시 경찰의 몸과 경찰차에 부착된 기록 수집 장치에 녹화된 170시간 이상 분량의 동영상 자료를 내려받아 당시 정황을 분석하고 목격자 300명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 재구성에 심혈을 쏟고 있다.
존슨의 단독 범행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사전 공모자가 더 없는지도 캐고 있다.
사건 직후 브라운 국장에게 살해 협박 메시지도 전해졌다.
브라운 국장은 “댈러스 경찰국 페이스북 페이지로 한 사용자가 살해 위협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저격 사건 후 모든 위협을 신빙성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2010년 댈러스의 치안 총책임자가 된 흑인 브라운 국장은 경찰로 재직한 친동생과 아들 등 혈육을 총격으로 잃은 아픈 개인사를 간직하고 있다.
한편, 존슨의 가족은 온라인 매체 ‘더블레이즈’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어렸을 적에 경찰이 되고 싶어 했으나 군 복무를 마친 뒤 ‘은둔자’로 변하는 등 사람이 달라졌으며, 특정 집단에 증오를 표출하진 않았으나 부당함(injustice)은 혐오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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