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 감찰관에 감사 명령 “이미 멕시코로 넘어갔을 수도”

미국 경찰이 뉴욕주의 교도소에서 탈옥한 살인범 2명을 찾아 대규모 수색에 나섰으나 9일째 단서조차 잡지 못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6일 뉴욕주 북부 댄모라의 클린턴교도소를 탈옥한 살인범 리처드 맷(48)과 데이비드 스웨트(34)을 잡기 위해 800명의 인원을 동원했다.

동원된 경찰 병력은 12시간씩 1일 2교대로 지금까지 여의도 면적의 4배에 가까운 8천 에이커(32.4㎢)를 샅샅이 뒤졌으나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클린턴카운티의 앤드루 와일리 지방검사는 “수색작업에 하루 100만 달러(약 11억원)가 든다. 여러분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좌절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탈옥을 도운 교도소 여직원 조이스 미첼(51)이 도주 차량을 제공해주겠다는 약속을 어긴 덕분에 이들이 멀리 가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최근 캐나다 국경으로부터 30㎞ 떨어진 시골 마을과 삼림 지역에 수색 작업을 집중시켰다.

흉악범인 이들이 여전히 가까운 곳에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경찰과 주 당국은 주변 마을 주민들에게 문을 철저히 잠글 것을 권고하고, 학교에 경비 인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그럼에도 9일째 행방이 묘연하자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그들이 이 지역에 있는지, 아니면 지금쯤 멕시코에 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라며 탈옥수들이 반대편인 남쪽 국경을 넘어갔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뉴욕주 경찰이 수색 작업에 동참한 클린턴카운티 경찰, 주 교정국, 연방 보안관 등 다른 조직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비효율적인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 경찰이 기자회견에서 다른 조직을 배제하고, 사전에 작전을 조율하지 않아 같은 지역에서 우연히 2개 수색팀이 마주쳐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뻔한 일도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쿠오모 주지사는 수색 작업과는 별도로 어떻게 탈옥이 가능했는지 해당 교도소에 대한 공식 감사에 착수하라고 주 감찰관에게 지시했다.

캐서린 리히 스콧 뉴욕주 감찰관은 교도소 규칙과 절차를 따져보는 것은 물론 직원과 민간인이 탈옥에 관여했을 가능성 등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재소자 탈옥을 가능하게 한 교도소 여건에 대해 조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죄수들을 돕거나 방조한 자에게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러나 살인범들에게 활톱 날, 끌, 스크루드라이버 등의 공구를 제공해 탈옥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미첼은 자신이 무죄라며 반발하고 있다.

와일리 검사는 미첼이 탈옥수들을 차로 태워주기로 해놓고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미첼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그가 남편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미첼이 탈옥수 중 한명과 연인사이였다는 의혹도 나오는 가운데 탈옥수들은 역시 교도소 직원인 미첼의 남편을 살해할 계획이었으나, 미첼은 “남편을 죽이는 것까지 도울 수는 없다”며 막판에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미첼은 검찰에서 “탈옥수들을 차로 7시간 떨어진 어떤 곳에 데려다 주기로 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