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보고서…”사회 전체에 엘리트주의 팽배”
영국 인구의 1%도 되지 않는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출신이 각계 최상위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정부 보고서가 나왔다.영국 정부 산하 사회이동성·아동빈곤 위원회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위 법관 75%와 장관 59%가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를 한꺼번에 일컫는 ‘옥스브리지’(Oxbridge) 출신이라고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위원회는 정부와 사법부, 경제계, 언론계 등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영국 사회 지도층 4천 명 이상의 학력을 조사했다.
사무차관과 외교관 중 옥스브리지 출신은 57%와 50%로 절반 이상이었고 언론사 칼럼니스트(47%)와 자치단체장(44%)이 그 뒤를 이었다.
상·하원의원 중에는 옥스브리지 졸업자가 38%와 24%를 차지했다.
사립학교 출신의 고위직 진출도 두드러진다. 영국 국민 중 사립학교에 입학하는 비율은 7%에 지나지 않지만 고위 법관 10명 중 7명은 사립학교를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고위 법관 14%는 일반 사립고를 넘어 명문으로 알려진 이튼과 웨스트민스터, 세인트폴 등 5개 학교를 졸업했다.
고위 군장성(62%)과 사무차관(55%), 외교관(53%), 상원의원(50%)의 사립학교 졸업 비율도 절반 이상으로 높았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가 뽑는 부자 리스트 중 44%와 장관 36%도 사립학교 출신이었다.
위원회는 이번 보고서가 지금까지 나온 관련 연구결과 중 가장 구체적인 것이라면서 엘리트주의가 사회공학으로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영국 사회에 팽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학교, 기업은 물론 부모까지 사회적 다양성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앨런 밀번 위원장은 “재능과 경험의 다양성 부족은 영국을 이끌어가는 기관들의 대표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면서 “이런 상황은 불공정할 뿐 아니라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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