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살인율로 악명높은 중미 온두라스에서 갱단 가입을 거부한 어린이들이 무참히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스페인 EFE 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수주 간 온두라스에서는 열살 안팎의 어린이 8명이 살해됐다.

사건은 모두 길거리 갱단이 활개치는 북부 공업도시인 산 페드로 술라에서 발생했다.

특히 온두라스 경찰 등 당국은 희생자들이 갱단의 조직 가입 요구를 거부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일곱 살 난 한 남자아이가 고문을 당한 뒤 잔혹하게 살해됐다.

열세 살 된 이 남자아이의 형도 며칠 후 숨진 채 발견됐다.

인권단체들은 이 사건이 온두라스의 최대 갱단인 ‘마라 18’과 ‘마라 살바트루차’간 세력 다툼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미에서 생산된 마약을 미국으로 밀매하는 이들 갱단은 법망을 피하려고 범죄에 가담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 어린이들을 하수인으로 세력에 끌어들이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자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유엔마약범죄사무국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온두라스의 살인율은 인구 10만 명당 90.4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인구 850만 명 중 70%가 극빈층인 온두라스는 하루 20명 안팎이 살인 범죄에 목숨을 잃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