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은폐 혐의 미국 전직 경찰, 징역 38년

아내 살해 은폐 혐의 미국 전직 경찰, 징역 38년

입력 2013-02-24 00:00
수정 2013-02-2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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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아내 실종 후 세번째 아내 사망 원인 재조사

세번째 아내를 살해하고 사고사로 위장한 혐의를 받아온 미국의 전직 경찰에게 징역 38년형이 선고됐다.

2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여성 편력이 심한 백인 경찰관’으로 악명을 떨친 전 일리노이주 볼링브룩 경관 드류 피터슨(59)이 전날 최고 보안등급 시설인 일리노이주 스테이트빌 교도소에서 38년 수감생활을 본격 시작했다.

피터슨은 지난 2004년 세번째 아내 캐슬린 사비오(당시 40세)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검찰은 피터슨에게 징역 60년을 구형했으나 일리노이 주법원은 전날 열린 최종 선고 공판에서 피터슨이 30여년간 경찰로 복무하며 세운 공적 등을 고려해 징역 38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일반 교도소에서 이미 복역한 4년 기간은 감형된다.

수 년에 걸친 재판 과정에서 늘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일관했던 피터슨은 최종 선고가 내려진 후 “나는 사비오를 죽이지 않았다”고 절규하며 결백을 주장,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선고 후 최후 진술에서 기소자 제임스 글래스고우 검사에게 “내 눈을 똑바로 보라”고 요구한 뒤 “오늘 당신이 한 일을 잊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글래스고우 검사는 피터슨의 언행을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고 일축했다.

사비오는 2004년 3월 자택 욕조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사비오가 욕조에서 넘어지며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사건을 단순 사고사로 종결지었다.

그러나 2007년 10월 피터슨의 네번째 부인 스테이시 피터슨(당시 23세)이 실종되면서 언론이 이를 집중 조명하자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했다.

사비오의 사체를 무덤에서 꺼내 재부검을 실시한 결과 타살로 확인됐다.

스테이시는 피터슨으로부터 사비오를 죽였다는 말을 듣고 그 사실을 신부에게 고해한 후 실종됐다.

피터슨은 스테이시 실종사건 용의 선상에도 올라있다.

이번 사건은 소문 또는 전해 들은 이야기에 해당하는 전문증거(傳聞證據)가 법정 증거로 채택된 재판이라는 점에서도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미국 법원은 원칙적으로 전문증거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리노이 주는 지난 2009년 피터슨 사건과 관련, 1급 살인 사건의 경우 피고측이 피해자의 죽음과 관련한 증언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검찰이 입증할 경우 판사가 전문증거를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사비오가 측근에게 “피터슨이 나를 죽이려 한다”고 말하거나 편지를 썼다는 증언, 피터슨의 네번째 부인 스테이시가 피터슨의 살인 혐의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증언 등이 법정 증거로 인정됐다.

변호인단은 “피터슨이 사비오를 살해했다는 물리적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법원이 전문증거만으로 중형을 내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며 항소 계획을 시사했다.

한편 일리노이 교정국은 피터슨이 1급 살인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최고 보안등급 교도소에 머물게 되겠지만 장기간 강력형사계에서 일한 점 등을 고려, 동료 수감자들로부터 공격 대상이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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