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40대, 총리에게 밥값 떠넘기려다 피소

뉴질랜드 40대, 총리에게 밥값 떠넘기려다 피소

입력 2012-12-22 00:00
수정 2012-12-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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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총리가 낸다고 했다”는 주장 일축

뉴질랜드에서 직업이 없는 40대 남자 2명이 식당에서 먹은 밥값을 옆자리에 앉아 식사하던 존 키 총리에게 내게 하려다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 17일 웰링턴에 있는 ‘그린 패럿’이라는 레스토랑에서 만난 키 총리가 자신들의 밥값을 낸다고 해놓고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리실은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켄트 보이드(45)와 안드레이 젤레마(41)는 21일 뉴질랜드 언론에 자신들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치인들이 많이 출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을 때 키 총리가 경호원 등 측근들과 식당에 들어서는 것을 보았다며 그래서 총리와 인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처음에는 키 총리에게 접근하려고 했으나 경호원들이 제지했다며 그러나 기어코 가까이 다가가 자신들을 소개하고 총선에서 국민당을 찍었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청으로 키 총리와 사진도 함께 찍었다고 말했다.

보이드는 자신들이 실업자로 크리스마스를 맞아 이 날이 1년에 단 한 번 하는 외식이라는 말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런 말을 하고 나자 다소 뻔뻔스러워져 내가 ‘우리 밥값도 좀 내주시겠습니까?’라고 말했고 그는 ‘물론이죠’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우리는 ‘잘 됐다. 80 달러를 아낄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면서 총리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계속해서 얘기하면서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보이드는 그러나 식사를 마치고 매니저에게 “키 총리가 우리 밥값을 낸다고 했다”고 말하자 그는 믿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결국 경호원들에게 팔을 붙잡혀 밖으로 끌려나가 간단한 조사를 받고 나서 경찰에 넘겨져 절도와 보석조건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이들은 일단 풀려났지만, 곧 재판을 받으려고 법정에 서야 하는 신세가 됐다.

보이드는 키 총리가 돈을 내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자신들의 억울한 사연을 유튜브에도 올려 하소연했다.

보이드는 나중에 자신이 밥값을 내겠다고 했으나 그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총리실의 한 대변인은 키 총리가 밥값을 내달라는 요청 자체를 받지 않았고 밥값을 내겠다는 제의도 하지 않았다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그러나 이 문제는 경찰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더는 언급하지 않았다.

보이드는 식사 대금 82달러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절도와 보석 조건 위반혐의로 기소됐고, 젤레마는 음주를 금지한 보석 조건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웰링턴 경찰은 이들의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들이 내달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기 때문에 더는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맡은 키스 제프리스 변호사는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경호원들이 과잉대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호원들은 키 총리에게 밥값을 내기로 했는지 아닌지 물어보면 된다. 보이드가 돈을 내겠다고 했는데도 이를 받아주지 않은 것을 불공정한 처사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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