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술집들, “주당(酒黨) 보호하자”

호주 술집들, “주당(酒黨) 보호하자”

입력 2011-10-18 00:00
수정 2011-10-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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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해도 안심하도록 안팎을 고무바닥으로 교체

술 취한 사람들 때문에 발생하는 소란이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호주 술집들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고객들이 술에 취해 넘어져 뼈가 부러지거나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것을 막으려고 호주 술집들은 입구 주변과 내부 등의 콘크리트 바닥을 고무 매트로 바꾸고 있다.

1990년대 놀이터나 각 가정의 집 앞에 사용되기 시작한 고무 매트가 술집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술병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 나는 소음을 줄이려고 사용되기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안전상의 효과까지 인정받으면서 입구뿐 아니라 무대 주변까지도 설치하는 술집이 늘고 있다.

술집 주인 중 일부는 ‘고무바닥을 설치하면 폭력을 쓰는 고객이 많다’는 좋지 않은 소문이 날까 봐 꺼리는 일도 있지만 고객과 직원들은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드니의 한 술집 입구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소음을 줄이려고 현관 앞에 설치한 작은 매트일 뿐이지만 매번 입구 쪽에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크로눌라의 술집을 자주 찾는 마이클 스탠리도 “고무 보도를 설치하는 편이 머리를 다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특히 호주에서는 최근 몇 년간 다른 범죄는 줄어드는데도 술과 관련된 폭행과 부상은 놀랄 만큼 증가하고 있어 이런 고무 매트 설치가 적절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996년부터 호주인 10만명당 폭행 비율은 매년 2% 정도 증가하고 있고, 지난 2009년에는 폭행 건수가 17만5천277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30%나 증가한 수치로 배리 오파렐 뉴사우스웨일스주 총리는 “시민들은 술 취한 사람들의 행패로 밤 외출을 망치는 데 지쳐있다”고 밝혔다.

물론 고무바닥이 술과 관련된 사건·사고를 완전히 없애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만 관련산업은 이제 번창하는 틈새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고무바닥 설치업을 하는 올러버사는 지난 2005년 이후 매년 매출이 35% 신장했고 호주 전역에 50개 정도 되는 고무 매트 설치 회사들의 연간 수입도 1억달러수준까지 성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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