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시복식] 선종 6년만에 복자 반열… 가톨릭 사상 ‘최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시복식] 선종 6년만에 복자 반열… 가톨릭 사상 ‘최단’

입력 2011-05-02 00:00
수정 2011-05-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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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한 지 6년 만에 복자(福者)의 반열에 올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150여만 가톨릭 신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시복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제부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복자로 불리리라.”고 선언하는 것과 동시에 성베드로성당 외벽에 자애로운 미소를 띤 요한 바오로 2세의 대형 초상화가 드리워졌고, 광장과 주변 도로를 가득 메운 신도들은 환호와 박수로 시복을 축하했다. 일부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선종 6년 만의 시복은 가톨릭교회 역사상 가장 빠른 사례다.

시복 선언 직후 요한 바오로 2세의 기적으로 파킨슨씨병에서 회복된 프랑스 수녀 마리 시몽 피에르와 마지막 순간까지 간호했던 폴란드 수녀 토비아나가 요한 바오로 2세의 혈액이 담긴 은제 성유물함을 봉헌했다. 선종 전 수혈에 대비해 채혈된 것으로, 요한 바오로 2세의 혈액 공개는 시복식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시복 미사 집전을 마친 뒤 성베드로 성당 안 제대 위에 안치된 요한 바오로 2세의 관을 참배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해가 든 관은 지난달 29일 안장돼 있던 성베드로 성당 지하에서 시복식을 위해 옮겨졌다. 교황청은 시복식에 참가한 모든 신도들의 참배가 끝난 뒤 관을 성베드로 성당 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 근처인 성세바스티아노 경당에 안치할 예정이다.

시복 미사에는 16개국 정상들과 스페인 등 5개국 왕실을 포함해 90개국 대표들이 참석했다. 바티칸은 인권 유린 혐의로 유럽 여행이 금지된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에게 가톨릭 신도라는 점을 감안해 특별히 시복식 참석을 허가했다. 한국 순례단을 비롯해 전 세계의 가톨릭 신자 300여만명이 사흘간 진행된 시복식에 참석한 것으로 바티칸과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요한 바오로 2세 시복식에 대한 축하 서한을 보냈다. 이 대통령 교황 베네딕토 16세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동서 냉전 타파와 세계 평화 정착에 기여한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을 축하한다.”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교황청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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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諡福) 가톨릭에서 성덕이 높은 사람이 선종한 뒤 공적인 공경을 바칠 수 있도록 복자로 추대하는 것을 이른다. 일반적으로 5년의 유예 기간 뒤 생애와 저술, 연설에 대한 검토, 기적 심사 등을 거쳐 복자로 추대한 뒤 추가 심사를 통해 성인으로 추대한다.
2011-05-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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