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먹방 프로그램에 서울 음식점거리 설렁탕집이 소개된 것을 본 적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설렁탕집 분위기가 아니라 카페나 파스타집 같은 인테리어로 유명해진 집이라고 했다. 그런데 젊은 세대는 약속이나 한 듯 극찬을 이어 간 반면 나이 든 패널 한 사람만 “맛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것이었다.

이 패널은 “소뼈를 센 불에서 오래 끓인 것 같은 국물 맛”이라고 비판했다. 일반적으로 설렁탕은 소뼈를 우려 만드니 그의 주장은 심술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음식 맛은 분위기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믿는 나는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인테리어를 서양식으로 깔끔하게 했으면 국물 맛에도 걸맞은 변화가 있었어야 했을 것이다.

지난주 경기도 광주의 두부집에 갔다. 산골의 작은 집이었을 때는 맛있었는데 시내 새로 지은 건물 2층으로 옮긴 다음에는 뭔가 아쉬운 느낌이었다. 실제로 장사가 기대한 것만큼 되지 않아 옛날 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두부구이며 전골, 두릅전은 맛있었다. 다시 손님으로 북적이는 것을 보니 나처럼 생각했던 사람이 적지 않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