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봄비/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봄비/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김균미 기자
입력 2018-05-02 23:00
수정 2018-05-03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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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며칠 계속되던 초여름 더위를 날려 버린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다. 출근길 고르지 않은 인도 곳곳에 빗물이 고여 있다. 흥건하게 웅덩이마냥 고인 곳도 있다. 구두에 물이 새들어올까 요리조리 피해 걸어간다. 바닥을 보고 걷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과 충돌하기 일보 직전, 우산끼리 교차하며 비껴간다. 구두가 빗물에 젖는 것쯤 아랑곳 않고, 봄비를 즐기며 걷는 이들은 많지 않다. 출근길, 등굣길이라 그럴까. 봄비 속 낭만보다는 옷과 신발이 비에 젖어 축축해질까 잔뜩 웅크려 우산 아래로 숨는다.

버스 기사 아저씨가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보다 시사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버스에서 DJ가 틀어 주는 비오는 날 분위기에 딱맞는 음악을 들었던 때가 언제였던가. 이어폰 꽂고 듣는 노래와는 맛이 다른 데 싶다가도 이런 생각을 하는 이 나뿐인가 싶어 창밖만 쳐다본다. 봄비를 검색하니 가수 이은하의 ‘봄비’가 가장 위에 뜬다. 가수 장범준과 박인수의 ‘봄비’도 뜬다. ‘이 비 그치면/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로 시작하는 시인 이수복의 시 ‘봄비’도 있다. 퇴근길 버스를 기약해 본다.

kmkim@seoul.co.kr
2018-05-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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