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고마움/주병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고마움/주병철 논설위원

입력 2011-05-12 00:00
수정 2011-05-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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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만나 소주 한잔을 하는 모임이 있다. 이번 모임에는 평소 잘 나오던 A씨가 참석하지 않는다고 한다. 궁금해서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물었다. A씨가 모임의 동료인 B씨한테 서운한 게 있어 크게 삐쳤다는 게 공통된 추측이었다. 절친하던 두 사람을 갈라놓은 게 도대체 뭘까. 별거 아니었다. A씨의 부탁을 믿었던 B씨가 들어주지 않으면서 생긴 일이었다.

B씨 말로는 자기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사실 A씨가 어려울 때 정말 발벗고 도와준 사람이 B씨였는데, 그만한 일로 A씨가 B씨한테 그렇게 서운해하다니. 하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달라지는 게 사람이라고 하지 않던가.

문득 ‘고마움’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A씨의 서운함도 따지고 보면 고마움을 망각한 데서 생긴 것 같았다. 누구나 고마움보다는 서운함을 더 잘 기억한다. 반대로 고마움을 잘 기억하면 서운함은 잊을 수 있다. 조만간 A씨한테 고마움에 대해 말해야겠다. “너나 잘하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서운함의 특효약은 고마움이라는 것을.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1-05-1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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