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임금체불, 상생문화 정착해야

[사설]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임금체불, 상생문화 정착해야

입력 2021-07-28 22:02
수정 2021-07-29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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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 기업 네이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그제 밝혔다. 최근 3년간 직원들의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 등 약 86억 7000만원 상당의 임금 체불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근로감독은 지난 5월 직원 A씨가 업무상 스트레스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메모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하자 노동조합이 고용부에 조사를 요청,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고용부 근로감독 과정에서 임원급을 제외한 네이버 직원 4000여명 중 설문조사에 답변한 약 1900명의 52.7%는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고 했다. 응답자의 10.5%는 최근 6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반복해 겪었다고 했다. 다수의 직원이 직장 상사의 폭언 등에 대해 직접적인 문제 제기를 했지만 회사는 사실 확인을 위한 최소한의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심지어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자 기존 업무와 관계없는 임시 부서로 배치하고 직무를 주지 않았던 것으로 고용부 조사로 확인됐다. 직장 내 괴롭힘이 기업 문화로 자리잡은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

네이버는 포털 뉴스 과독점에 이어 네이버 페이, 라이브 방송을 통한 쇼핑 등 우리 국민의 IT 기반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취업 선호도 최상위 기업이자 국내 IT 기업의 맏형격인 회사에서조차 괴롭힘이 만연해 있었다니 실망을 넘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네이버 측은 “모든 지적을 경청하겠다”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향후 추가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지만, 직원 상당수가 피해를 호소한 이상 겸허한 반성과 함께 환골탈태의 각오가 시급하다. 물론 경영진의 법적, 도의적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 직원들의 희생에 기반한 성장이 아니라 직원과 함께 누리는 상생 문화를 하루빨리 정착시켜 나가길 촉구한다.

2021-07-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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