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골에 혈세 내다버린 책임 물어야 한다

[사설] 산골에 혈세 내다버린 책임 물어야 한다

입력 2012-05-12 00:00
수정 2012-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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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이 전국에 만든 생태마을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올 2~3월 비교적 최근에 건립된 전국 16곳의 생태마을을 표본 조사한 결과 10곳은 관광객 유치에 실패해 사실상 적자를 내고 있었고, 6곳은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펜션과 부대시설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림청은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00억~400억원씩 모두 3300여억원을 들여 전국에 생태마을 270곳을 조성했다.

이처럼 생태마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관리·감독 주체와 정책적 지원 창구가 다른 데다, 소득원 창출을 위한 사전 조사 등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생태마을의 관리·감독은 지방자치단체가 맡는 반면 정책적인 지원은 산림청 등에서 해왔다. 그러다 보니 효율적인 운영이 되지 못하고 적자만 늘어났다. 당초 생태마을 조성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측면도 없지 않아 소득원 확보 노력은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2009년 이후 각 부처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던 각종 산촌 민박사업, 농어촌 민박사업, 오지 개발 등 생태마을과 관련된 예산 지원이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의 특별회계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로 일원화돼 다행스럽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정책적 지원을 관리·감독과 연계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산촌 생태마을의 경우에는 관광객이 적은 만큼 연중 유치할 수 있게 가공식품 및 특산물 판매, 문화재와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 등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해당 부처와 관할 지자체는 열심히 잘해 성과를 내는 곳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운영이 부실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곳은 불이익을 주는 등 차등화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해 혈세 낭비자에게는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12-05-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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