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BS 수신료 인상 앞서 개혁노력 보여라

[사설] KBS 수신료 인상 앞서 개혁노력 보여라

입력 2010-11-22 00:00
수정 2010-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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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가 지난 19일 현재 월 2500원인 수신료를 3500원으로 올리고, 광고비중은 40% 이하인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는 수신료 인상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광고는 안 줄이고 수신료만 올리는 인상안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수신료 납부 거부운동을 벌이겠다는 태세다. 미디어 변혁기를 맞아 첨단 인프라 구축과 질 높은 프로그램 제작 등 공영방송의 원만한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안정된 재정 확보가 당연히 필요하다. 30년간 동결된 수신료를 1000원 올리기로 한 것은 수신료 현실화 및 안정적 재원 확보 측면에서 수긍할 수 있는 조치라고 본다. 그러나 애초 공영방송의 위상 되찾기란 명분을 내건 수신료 인상이 KBS 2TV 광고 중단 등 적극적인 공영성 회복의 전제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점은 시청자들의 반발을 살 소지가 다분하다.

준조세 성격의 KBS 수신료 인상은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후에 시행하는 게 합당하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KBS가 먼저 개혁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 독립성과 공정성, 공익성 확보를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공영방송이면서 재원의 40%를 상업광고에 의지하는 기형적 운영 구조에서 탈피하는 게 급선무다.

수신료 인상의 명분으로 내세운 대로 광고를 아예 없애거나 과감히 줄여야 한다. 지난 6월 KBS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2014년까지 1100명의 정원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2·3단계 조치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인위적 감축에 대해 내부의 반발이 거센 것은 당연하지만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인 만큼 계획대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송은 콘텐츠로 말한다. 독립적이고 객관적이며 품격 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된 KBS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시청자들도 수신료 인상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2010-11-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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